영남 표심 잡기 나선 ‘나·원·윤·한’…'배신의 정치' 공방전
영남권 표심에 승부 판가름…“야구로 치면 1회초”
(서울=뉴스1) 박기호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 나선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4명의 후보는 28일 일제히 영남권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선거전 초반 유리한 고지를 잡기 위해선 영남권 당심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지세 확대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전날 대구·경북(TK)에 이어 이날 부산을 찾은 한동훈 후보는 최고위원과 경선에 러닝메이트로 나선 장동혁·박정훈 후보와 함께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부산 남구와 해운대구갑·을, 진구갑을, 강서구, 사하구을 등을 돌며 당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민심'을 강조한 한 후보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길을 가겠다"고 했고 지난 총선 당시 부산 지역에서 내놓은 주요 공약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TK 지역의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와의 면담은 불발됐지만 박형준 부상시장과는 만나 차담을 나눴다. 한 후보는 박형준 시장과의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선거에 있어서 서로 어떤 다툼에 치중하지 않고 정책과 당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를 나눴다"고 답했다. 최근 자신을 향한 당권 경쟁주자들과 당내 인사의 공세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원희룡 후보도 이날 PK 지역 곳곳을 누볐다. 원 후보는 경남 진주갑을 지역 당원들과 만남을 시작으로 창원에 있는 마산어시장을 찾았고 마산합포구와 성산구 당원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원 후보는 "우리끼리 갈라져 싸움하면 안 된다"며 "당과 정부가 서로 신뢰해 안정과 통합이 필요하며 내부 단결부터 하면서 떠난 민심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당정 간 소통을 할 수 있는 자신이 최적의 당대표라는 설명이다.
최고위원 선거 러닝메이트인 인요한 후보와 함께 박완수 경남지사를 만난 원 후보는 경남 지역에 대한 현안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후보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후보가 당대표 경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기록한 데 대해 "이제 야구로 치면 1회 초"라며 "구도는 반드시 요동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대구 지역 공략에 주력했다. 북구을 당원협의회를 시작으로 동구군위군갑·을, 중구남구, 서구, 달서을, 수성을 지역에서 당원들과 만남을 가졌다. 나 후보는 대구 지역의 주요 현안인 물 문제 해결과 신공항 법안 처리를 약속했다.
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당을 지켜온 뿌리가 깊은 나경원이 당대표로 나서는 것이 우리 당의 뿌리를 정말 튼튼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후보에 대한 견제구도 날렸다. 그는 "(한 후보의 인기는) 정치인으로서 검증된 여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희룡 후보와의 연대 여부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도 했다.
윤상현 후보는 이날 경북도청을 찾아 이철우 지사를 예방했다. 이 지사는 전날 한동훈 후보와는 면담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 지사를 만나 "보수 결집이 필요하다"며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윤 후보는 또 "영남 당원들과 함께 원팀이 돼 제2의 박정희 정신으로 보수 혁신의 선봉에 서겠다"고 했다. 해병대원 특검법 수정안을 제시한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듯 "특검법을 정쟁·정치 공격용으로 추진하는 민주당의 의도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처럼 당권주자들이 모두 영남권을 찾은 데는 이 지역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까닭이다. 이번 전대에 당심 반영 비율은 80%인데 영남권에만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40%가 몰려 있다.
한편, 당권주자들은 이날 '배신자' 프레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원 후보와 윤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를 겨냥 "배신의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고 저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경험한 보수 지지층에 '배신'은 유독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어 이를 파고드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 후보는 이에 "제가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대한민국과 국민"이라고 맞섰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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