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SON 향한 '인종차별' 논란 이후...벤탄쿠르, 2연속 교체 출전→28개월 만에 A매치 골 폭발
[포포투=오종헌]
최근 인종차별 논란을 빚었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2연속 교체 출전했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우루과이는 28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볼리비아에 5-0 승리를 거뒀다. 우루과이는 2승으로 미국, 파나마, 볼리비아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날 우루과이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누녜스가 포진했고 아라우호, 데 라 크루스, 펠리스트리가 뒤를 받쳤다. 발베르데, 우가르테가 중원을 구축했고 비냐, 올리베라, 아라우호, 난데스가 4백을 이뤘다. 골문은 로체트가 지켰고 볼리비아는 테세로스, 하퀸, 비스카라 등으로 맞섰다.
시원한 대승이었다. 우루과이는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프리킥 상황에서 아라우호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펠리스트리가 밀어 넣었다. 리드를 잡은 우루과이는 전반 21분 추가골을 기록했다. 아라우호가 빠르게 좌측면을 질주한 뒤 스루 패스를 보냈다. 이를 누녜스가 가볍게 마무리했다.
전반전은 2-0으로 끝났다. 후반전에도 우루과이의 무대였다. 후반 32분 데 라 쿠르즈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놓치지 않은 아라우호가 골망을 갈랐다. 이어 후반 36분에는 발베르데가 펠리스트리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뒤 4번째 득점을 넣었다.
후반 41분 발베르데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벤탄쿠르가 쐐기골을 기록했다. 후반 44분 프리킥 상황에서 벤탄쿠르가 헤더로 득점했다. 결국 양 팀의 경기는 우루과이의 5-0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벤탄쿠르는 코파 개막 후 2경기 연속 후반 막판 교체로 투입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만 해도 주전 미드필더였던 그는 지난 시즌 막바지 부상을 당한 뒤 대표팀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코파 최종 명단에 포함됐지만 발베르데, 우가르테, 데 라 크루스에게 밀려 교체 멤버로 뛰고 있다.
최근 인종차별 논란에 시달렸던 벤탄쿠르다. 문제는 그 대상이 팀 동료이자 주장인 손흥민을 향했다는 점이다. 앞서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우루과이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당신의 유니폼은 이미 갖고 있다. 그러면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하나 챙겨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의 애칭)?"라고 되물은 뒤 "쏘니의 친척 유니폼은 어때? 어차피 (동양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와 인터뷰 진행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분명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사태가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나의 형제 쏘니!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아주 좋지 않은 농담이었어. 네가 알고 있겠지만 난 널 사랑해. 그리고 무시하지도 않아. 다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사랑해, 브로!"라고 전했다.
벤탄쿠르의 사과문을 접한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24시간 뒤 사라지는 스토리 게시글도 성의 없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결국 현지 자선 단체에서 나섰다. 앞서 영국 'BBC'는 20일 "차별 금지 자선 단체인 '킥 잇 아웃'은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두고 상당 수의 항의 문의를 접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결국 손흥민이 직접 나섰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저질렀고 나에게 사과했다. 의도적으로 모욕을 주려던 의도는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이 일에 대해 넘어가기로 했고, 우리는 단결했다. 또한 팀을 위해 프리시즌부터 다시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벤탄쿠르는 역시 지난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팬 여러분들과 소통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손흥민만을 언급했던 그 인터뷰 이후, 나는 손흥민과 대화를 나눴다. 불운했던 오해에서 비롯됐다. 모든 것이 명확해졌고, 나의 친구 손흥민과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는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스토리 형식의 게시물로 올린 사과문 때문에 누군가가 기분이 상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하지만 나는 다른 누구를 지칭하지 않았다. 오직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뿐이다. 직, 간접적으로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다시 한번 머리를 숙였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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