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임박한 시라카와 “지난해 야구 그만 둘 생각도 했다”
SSG 시라카와 케이쇼(23)가 ‘운명의 날’을 앞두고 있다. SSG는 늦어도 다음달 4일까지는 시라카와를 남길지 아니면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다시 믿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선발 등판 등을 감안하면 그보다 더 빠르게 발표가 날 가능성이 크다.
시라카와는 2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야구 인생에서 선택지가 늘어났다는게 가장 큰 것 같다”며 “처음 왔을 때는 두렵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시라카와 역시 남은 시즌 SSG와 함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팀에 소속한 이상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시라카와는 사실 지난해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독립리그에서 3년을 뛰었고, 본인 표현으로 지난 시즌 ‘클라이막스’를 찍었지만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시라카와는 “그만둘 생각을 했는데 부모님께서 좀 더 해보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시라카와는 이제 한 달 좀 넘은 KBO 생활에 대해 “프로에 와서 선배님들이 많이 챙겨주셔서 좋았다”며 “아직 혼자 택시도 타지 못할 정도로 한국어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적응해가는 중”이라고 했다. 짧은 기간 동안 팬이 아주 많아졌다는 말에 시라카와는 쑥스럽다는 듯 웃으며 “이렇게까지 환영받을 줄 몰랐는데 정말 기쁘다”고 답했다.
시라카와와 엘리아스를 두고 SSG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전날 프런트와, 이날 코치진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했지만 답을 내지 못했다. 프런트도 코치진도 두 사람을 놓고 딱 5 대 5로 의견이 갈렸다. 젊고 구위 좋은 시라카와, 경험 많고 이미 검증된 엘리아스. 장단점이 엇갈리는 두 사람이라 더 선택하기가 어렵다. 혹시 모를 부메랑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둘 중 누구를 택하든 남은 선수가 KBO 다른 구단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시즌 내내 두 사람의 성적이 비교될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하다. 포스트시즌에서 엘리아스와 시라카와가 서로 다른 팀 선발 투수로 맞대결하는 가능성 또한 제로는 아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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