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비랩 x 전주효림초등학교 “AI와 놀며 편식·잔반 문제 해결”
※누비랩은 음식 사진을 찍어 인공지능 분석, 종류와 양을 파악하는 푸드스캔과 푸드스캐너를 개발합니다. 이 기술을 우리나라 곳곳의 식당과 학교에 보급, 잔반(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캠페인 ‘탄탄스쿨’도 펼칩니다. 이들 기술은 아이들이 편식을 하지 않도록,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도록 재미있게 가르칩니다. 누비랩의 푸드스캐너로 올바른 식습관 교육과 환경 보호를 함께 가르치는 곳을 찾아갑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전북 전주에 자리 잡은 전주효림초등학교. 이 곳의 점심 시간의 풍경은 여느 초등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아이들이 반찬을 좀처럼 남기지 않는다. 먹기 싫은 반찬이 나오면 투정을 부리거나 먹지 않고 남길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식사하는 모습도 즐거워 보인다.
또 하나 독특한 모습,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 식판을 들고 식당 뒷편에 줄을 선다. 카메라가 달린 기구에 식판을 가져다 대고 바로 위에 있는 화면을 쳐다본다. 화면에 나오는 점수와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보면서 아이들이 웃고 떠든다. 여기에서 카메라가 달린 기구는 누비랩의 AI 푸드 스캐너, 화면은 대시보드다.
전주효림초등학교는 2022년, 전라북도교육청이 주도한 ‘AI기반 푸드스캐너 시범학교 사업’에 참가했다. 학교 급식에서 만들어지는 잔반, 음식물 쓰레기를 기술로 줄이도록 이끄는 사업이다. 이 때 누비랩의 AI 푸드 스캐너와 대시보드를 지원 받아 식당에 설치했다. 동시에 저탄소 영양 교육을 병행하는 ‘저탄소 환경 급식 중점 학교’ 사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AI 푸드 스캐너와 대시보드를 쓰는 모습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 급식을 다 먹은 아이들은 잔반을 처리하러 식당 뒷면으로 간다. 뼈나 아이스크림 막대처럼 음식이 아닌 것을 버리고, 잔반이 남은 식판을 그대로 AI 푸드 스캐너의 카메라에 가져다 댄다. 그러면 약 1초, 아주 빠른 시간 안에 AI 푸드 스캐너가 잔반의 사진을 찍고 종류와 분량을 파악한다. 잔반을 얼마나 남겼느냐에 따라 1점~10점까지 점수를 준다. 이 점수는 곧바로 대시보드에 표시되므로 아이들은 자신의 점수를 곧바로 확인한다.
대시보드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북극곰, 바다사자와 펭귄 등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캐릭터와 배경 모두 아이들이 환경을 생각하도록 고안됐다. 아이들이 잔반 없이 급식을 잘 먹어 높은 점수를 받으면, 누적된 점수에 따라 새 캐릭터가 나온다. 새 캐릭터가 나오기까지 몇 점이 필요한지도 나온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새 캐릭터를 보고 싶어하며 점수를 높게 받으려고, 잔반을 남기지 않으려고 한다.
2023년, 전주효림초등학교의 급식 총괄자로 부임한 염지원 영양교사는 아이들이 누비랩의 AI 푸드 스캐너를 재미있게 쓰는 것을 본다. 잔반과 음식물 쓰레기 문제, 저탄소 환경 급식의 장점을 자연스레 배우는 것을 본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다양한 이벤트를 접목, 아이들이 한층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환경 지식을 쌓도록 도울 생각을 한다.
앞서 염지원 영양교사는 아이들이 영양소를 골고루 먹고 잘 크도록, 편식을 하지 않는 올바른 식습관을 갖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었다. 급식을 남기지 않고 골고루 잘 먹은 아이들에게 지구환경지킴이 도장을 찍어주고, 이 도장을 일정 개수 이상 모으면 선물 뽑기를 하는 잔반 이벤트. 잔반 없이 급식을 다 먹은 아이들과 함께 즉석사진을 찍고 식당 한 켠에 전시하는 사진 이벤트. 급식을 잘 먹은 아이들에게 손편지 쓰기 등이 사례다.
매주 수요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급식 메뉴를 선정해 제공하는 이벤트. 분식과 양식, 중식 등 종류별로 급식 반찬을 꾸미는 이벤트. 식재료를 다룬 그림책을 식당에 배치해 재미있게 읽으며 식재료를 공부하도록 꾸민 이벤트도 염지원 영양교사가 고안한 것이다. 이미 인기를 많이 끈 이벤트에 AI 푸드스캐너를 더한 만큼, 전주효림초등학교 아이들은 열심히 이벤트에 참여하며 재미있게 급식을 먹었다.
염지원 영양교사는 아이들이 어릴 때 제대로 된 식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급식보다 학교 주변의 편의점, 패스트푸드의 음식을 더 즐겨 먹는 아이들이 있다. 이들 음식은 영양소 균형이 좋지 않아 아이들이 크는데 나쁜 영향을 준다. 어릴 때 편식하는 식습관을 들이면 어른이 된 후에도 좀처럼 고치기 어렵다.
다행인 것은 올바른 식습관을 꾸준히, 재미를 곁들여 반복해서 알리면 아이들의 식습관이 두드러지게 좋아지는 점이다. 그래서 염지원 영양교사는 누비랩의 AI 푸드스캐너에 자신이 고안한 이벤트를 더해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흥미는 곧 인식 변화로 이어졌다. 전주효림초등학교 아이들은 이제 편식하지 않아야 하는 점을, 잔반을 남기지 않아야 하는 점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실천한다고 한다.
교사와 학부모도 아이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갖도록 힘을 합친다. 교사들은 누비랩의 AI 푸드 스캐너를 아이들이 원활히 쓰도록, 염지원 영양교사가 만든 이벤트에 적극 참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응원하고, 이벤트에 적극 참여하도록 격려한다. 자녀의 식습관이 두드러지게 좋아졌다며, 편식하지 않는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한다.
전주효림초등학교 아이들의 변화를 본 누비랩은 긍정 효과를 전국에 전파할 캠페인을 연다. 한국기후협회네트워크와 함께 만든 ‘급식온도 1.5’다. 누비랩의 기술로 저탄소 급식을 하면 잔반,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여서 지구의 온도를 1.5도 내린다는 의미다. AI 푸드스캐너를 도입한 학교들이 모여 10일 동안 급식의 총 잔반량을 겨루는 캠페인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각각 한 곳씩을 선발해서 간식지원비 100만 원을 준다. 전주효림초등학교는 올해 급식온도 1.5의 초등학교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누비랩은 AI 푸드스캐너를 도입한 학교들의 잔반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물을 학교와 공유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월간 잔반의 분량 조사가 기본이다. 잔반을 많이 만들지 않은 식단 혹은 반찬, 잔반이 유난히 많거나 적었던 날짜 등을 조사한다. 학교의 급식 일지도 참고한다. 이들 데이터를 토대로 영양교사들은 아이들의 기호도와 만족도가 높은 식단을 확인, 다음 식단 구성 시 참고자료로 쓴다. 잔반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들이 편식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효과도 누릴 것이다.
염지원 영양교사는 누비랩이 만들 데이터 역시 아이들의 식습관을 더 좋게 만드는데 유용할 것으로 여긴다. 한편으로는 개선할 점도 제시했다. 먼저 아이들의 흥미와 발달 수준에 어울리도록, 대시보드의 배경과 캐릭터를 다양하게 만들어달라고 밝혔다. AI 푸드 스캐너의 성능 개선도 요청했다. 간혹 닭뼈나 후식류를 잔반으로 착각하고 낮은 점수를 준다는 것. 아이들이 푸드 스캔을 빨리 하도록, 잔반을 한 데 모으더라도 AI 푸드 스캐너가 인식하게 개선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누비랩 AI 푸드 스캐너를 ‘급식실의 똑똑이’로 부른다. 만일 다른 학교들도 이 기술을 설치한다면, 아이들이 잔반을 대하는 생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효과를 누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단, 그냥 기술만 도입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꾸준히, 스스로 참여하도록 반복적이고 다양한 영양 교육을 만들고, 이와 병행할 재미있는 이벤트를 함께 마련해야 효과를 온전히 누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교사와 학부모의 참여도 필수다.
염지원 영양교사는 작은 실천이 큰 변화가 된다고 말한다. 이제 전주효림초등학교 아이들은 식생활 습관에서의 작은 실천으로 탄소 줄이기에 얼마나 동참하는지, 편식하지 않고 잔반도 남기지 않으며 무엇이든 골고루 잘 먹어야 하는 점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실천한다고 한다.
이한규 전주효림초등학교 교장은 “정보통신기술로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한 급식 문화를 가르친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친환경 지식을 배운 아이들, 음식으로 지구를 지키는 아이들이 되도록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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