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고생 사망’ 첫 재판 열린다…‘살해 혐의’ 교인들 한 자리에

인천법원, ‘아동학대살해’ 혐의 합창단장·단원·신도 사건 병합
내달 5일 오전 첫 재판…피해자 친모도 아동유기·방임 혐의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교회에서 온몸에 멍이 든 여고생이 병원 이송 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학대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신도가 5월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한 교회에서 발생한 '멍투성이 여고생 사망 사건'의 첫 재판이 열린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교회 관계자 3명과 아동유기 혐의를 받는 피해자 어머니가 한꺼번에 재판을 받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은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도 김아무개씨(54·여) 사건과 교회 합창단장인 박아무개씨(52·여) 등 3명의 사건을 병합했다.

이들 중 피해자 김아무개양(17)과 함께 살던 김씨는 지난 12일 가장 먼저 아동학대살해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김씨는 미성년자 여학생을 장기간 교회에 감금한 뒤 결박하는 방법 등으로 학대했다"며 "학대로 생명이 위독해진 피해자를 그대로 방치하는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21일 같은 혐의로 합창단장 박씨와 합창단원 조아무개씨(41·여)도 구속 기소했다. 박씨는 해당 교회 설립자의 딸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가 피해자에 대한 감금·결박 등을 실행에 옮기도록 지시한 점을 미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 어머니(52)도 정신과 치료를 해야 할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내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교회 신도인 그는 올해 초 남편과 사별한 뒤 2월께 박씨 제안을 받고 세종시에서 함께 살던 딸을 인천에 있는 교회 합창단 숙소에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이들 4명을 이번 사건의 공동 피고인으로 보고 한꺼번에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첫 재판은 오는 7월5일 오전 인천지법 317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김양은 지난달 15일 오후 8시께 교회에서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피고인 김씨와 박씨, 조씨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인천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김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경찰 조사에서 "김양이 평소 자해를 해 막으려고 했다"면서도 "학대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