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유럽 에너지 패권, 미국이 받았다···세계 최대 LNG 수출국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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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천연가스 대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며 미국이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지 2년이 넘은 상황에서 선박 등을 통해 수입되는 LNG는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을 대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떠난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수행하며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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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장서 러시아 공백 메워
작년, 호주·카타르·러 제치고 1위
AI 열풍에 中 등 수요도 치솟아
세계교역량 사상 첫 4억톤 돌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천연가스 대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며 미국이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27일(현지 시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발간된 국제가스연맹(IGU)의 최신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2023년 전 세계 LNG 교역량이 처음으로 4억 톤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이 중 약 8450만 톤을 공급해 2021년 이후 세계 공급량을 50%나 늘린 최대 수출국이 됐다.
급속한 성장 배경에는 유럽 시장이 있다. 러시아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던 천연가스가 줄어든 틈을 미국산 LNG가 비집고 들어간 것이다. 전쟁 이전인 2021년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45%를 책임졌지만 2022년 이후 비중이 15% 선까지 쪼그라들었다. 유럽은 지난해 1억 2100만 톤의 LNG를 수입해 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LNG 수입 강국으로 올라섰는데 수입 에너지의 절반을 미국산이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지 2년이 넘은 상황에서 선박 등을 통해 수입되는 LNG는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을 대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떠난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수행하며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영국은 지난해 미국산 LNG 구매에 70억 파운드(약 12조 2000억 원)를 지출해 2018년 대비 33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매체는 “영국이 서유럽의 많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안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LNG가 성장하는 타이밍에 제대로 올라탔다는 점도 주목된다. 천연가스는 석탄·석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저탄소 시대로 가는 길의 ‘전환 연료’라는 인식이 높다. 또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중국이 수입을 늘리고 필리핀·베트남이 지난해 처음으로 LNG 수입국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리 얄란 IGU 회장은 “LNG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에너지 위기와 도전에 직면한 에너지 전환을 헤쳐나가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IGU는 글로벌 LNG 무역 규모가 2023년 4억 1000만 톤에서 2030년 7억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지난해 LNG 교역량은 전년 대비 2.1% 늘어 2022년 5.6%에서 한풀 꺾였는데 이는 늘어나는 수요 대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기업들은 L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등 용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석유 기업 셸은 이달 18일 싱가포르 LNG 기업 파빌리온에너지를 인수했고 26일 텍사스의 에너지 기업 셈프라가 사우디아람코에 연간 500만 톤의 LNG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LNG 생산량이 2050년까지 3배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IGU는 글로벌 LNG 성장을 대비해 선박 건조와 터미널 건설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 세계 LNG 선박 수주 잔량은 359척으로 현재 운항 중인 선박의 51%를 차지한다. 얄란 회장은 “올해에만 77척의 LNG 선박이 인도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예정된 LNG 용량 증가를 대비하는 선주들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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