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소설” vs “현장 족적과 일치”…‘20년 미제’ 영월 살인사건 풀리나

박선우 객원기자 2024. 6. 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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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지역 대표적 미제 사건인 '영월 농민회 간사 피살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50대 남성이 사건 발생 20년만에 구속기로에 섰다.

사건 발생 20년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취재진을 향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수사당국의 지속된 수사로) 아주 긴 시간동안 정신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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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법 영월지원,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진행
피의 남성은 결백 주장…“아주 긴 시간동안 고통받아”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강원 지역 대표적 미제 사건인 '영월 농민회 간사 피살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50대 남성이 사건 발생 20년만에 구속기로에 섰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은 이날 오전 11시 영장 심문실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남성 A(59)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사건 발생 20년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취재진을 향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수사당국의 지속된 수사로) 아주 긴 시간동안 정신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범행 시각 당시 알리바이와 관련해선 "경찰에서 얘기하는 범행 시간대에 나는 동생 및 아이들과 미사리 계곡에 있었다"면서 "당시 그 시간대에 찍은 사진을 알리바이 증거로 제시했는데도 경찰의 소설같은 이야기로 20년간 고통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족적에 대한 감정 결과도 믿을 수 없고, 이해도 안된다"면서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고 사건 발생 장소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강원 지역 대표 미제 사건으로 분류되는 이 사건은 20년전인 2004년 8월9일 영월읍 농민회 사무실에서 벌어졌다. 영월 영농조합 소속인 B(당시 41세)씨가 흉기로 목, 배 등을 수차례 찔려 사망한 채 발견된 것이다.

당시 경찰은 평소 농민회 사무실 출입 인원이 많지 않은 점, 출입문 셔터가 내려있던 점, 피해자에게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 피해자가 지니고 있던 현금 10만원도 도난당하지 않은 점 등에 주목했다.

특히 사건 현장엔 샌들로 추정되는 여러 점의 족적도 남았다. 당시 경찰은 이 샌들의 주인으로 A씨를 지목하고 용의선상에 올렸으나 결국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데 실패했다.

강원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사건 발생 10년만인 2014년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건 기록 검토 및 분석, 사건 현장 재구성 등 수사를 이어가던 중인 2020년 6월 '사건 현장 족적과 A씨의 족적 특징점 10여 개가 99.9% 일치한다'는 취지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회신 결과를 받았다.

이에 경찰은 A씨를 영월 농민회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특정하고 같은 해 11월 춘천지방검찰청 영월지청으로 송치했다. 검찰 또한 추가 압수수색 등 3년7개월에 달하는 보완 수사를 통해 A씨를 B씨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이번 영장 청구까지 약 20년간 쌓인 수사당국의 기록만 2만 페이지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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