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가 최경주에게 감사 인사 전한 이유 [임정우의 스리 퍼트]
코오롱 한국오픈·데상트 매치 정상
“퍼트 쏙쏙 들어가고 좋은 기 받아”
최경주 재단 출신으로 매년 성장
PGA 투어·DP월드투어 진출 노려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건 퍼트다. 김민규는 대회 역사상 가장 빠른 스피드인 4.2m로 세팅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의 그린을 완벽하게 정복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최경주가 사용하던 퍼터를 들고 나온 김민규의 선택도 적중했다. 단 하나의 버디를 기록하기도 어려웠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김민규는 거리에 관계없이 퍼트를 쏙쏙 집어넣으며 나흘간 11언더파를 몰아쳤다.
김민규가 캐디백에 넣은 퍼터는 최경주가 과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사용하던 오디세이 트라이핫이다. 2001년 출시된 구형 모델인 만큼 퍼터 헤드 바닥에는 녹이 슬어있었다.
김민규는 “올해 초반 퍼트가 들어가지 않아 여러 퍼터를 사용해봤는데 단 한 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자형 퍼터를 찾아보던 중 최경주 선배에게 물려받은 이 퍼터를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했고 어드레스가 잘 나와서 곧바로 캐디백에 집어넣었다. 출시된지 20년이 넘은 구형 퍼터지만 올해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하게 도와준 만큼 내게는 보물과도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퍼터를 선택할 때 김민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드레스 때의 편안함이다. 김민규는 “그립을 잡았을 때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나랑 맞지 않는 퍼터다. 어드레스가 잘 나오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퍼터를 그동안 주로 사용했다”며 “매 대회 느낌이 조금씩 다르지만 지금은 최경주 선배에게 물려받은 퍼터가 가장 편하다. 현재 퍼트감이 많이 올라온 만큼 당분간은 지금의 퍼터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군산CC 오픈과 KPGA 오픈 준우승을 차지할 때 이 퍼터를 사용했던 김민규는 지난달 공동 3위를 차지했던 KB금융 리브챔피언십 때부터 현재의 퍼터로 변화를 줬다. 최경주 퍼터의 효과는 엄청나다. 김민규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 이어 코오롱 한국오픈까지 제패하며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김민규는 “최경주 선배의 좋은 기운이 내게 전달되는 것 같다. 코오롱 한국오픈 최종일 파3 13번홀에서 티샷이 물에 빠졌다가 사는 등 이 퍼터를 사용한 뒤 운까지 많이 따르고 있다.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도와준 최경주 선배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김민규와 최경주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김민규의 이야기를 들은 최경주 재단이 골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외 전지훈련, 레슨 등을 지원했다. 당시 김민규는 최경주에게 직접 레슨을 받기도 했다.
김민규는 “최경주 선배에게 도움을 받은 게 정말 많다. 지난달 SK텔레콤 오픈에서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기도 했다”며 “올해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최경주 선배처럼 PGA 투어와 같은 큰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날까지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민규는 “PGA 투어와 DP월드투어는 어렸을 때부터 목표로 했던 꿈의 무대다. 한국이 아닌 유럽 3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것도 큰 무대를 누비고 싶어서였다”며 “KPGA 투어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하면 DP월드투어에 직행하게 된다. 올해 좋은 기회가 생긴 만큼 마무리까지 잘해 내년에는 DP월드투어를 주무대로 삼아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민규가 PGA 투어, DP월드투어에서 활약하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가볍게 300야드를 날리는 드라이버 샷과 정교한 아이언 샷 등 이미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민규는 발전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이시우 스윙코치에게 지도를 받고 있는 김민규는 정교한 장타자가 되기 위해 우승한 다음날에도 연습장으로 나가 구슬땀을 흘렸다.
김민규는 “만족하는 순간 발전이 멈추는 게 골프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게 많기 때문에 연습하는 건 당연하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날까지 한 걸음씩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족과 메인 스폰서 CJ그룹, 이경훈 전 스윙코치, 이시우 스윙코치 등 프로 골퍼가 될 수 있도록 여러 도움을 준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프로 골퍼에게 가장 중요한 건 성적이다.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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