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제주에 여행 오세요. 관심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제주와 관련한 여론조사 지표들을 분석해 보려 합니다. 먼저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사이트가 발표한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 대상) 결과 제주도 여행에 대한 관심도와 점유율 등 각종 지표가 7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여행 소비자의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는 46%, 여행 계획률은 13%, 방문 점유율은 9%에 그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제주가 추락하고 있다'는 결과인데요. 이는 해당 지표 조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일제히 최저치로 하락한 수치인데요. 코로나19 발생 후 급등했던 지난 2021∼2022년 관심도는 64%, 계획 점유율 22%, 방문 점유율 12%에 비하면 3∼4분의 1가량이 빠져나간 셈입니다.
올해 1∼5월까지 제주여행 지표를 39%(관심도), 13%(계획 점유율), 8%(방문 점유율) 등으로 추정해 볼 때 하반기 추세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주를 이탈한 많은 여행자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강원도를 선택했는데요. 제주도의 침체가 강원도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주 여행 지표 하락 이유는 소비자들의 기대와 제공자의 여건 사이에 너무 큰 거리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해외여행의 활성화 및 물가 상승 등의 변수를 중심으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제주도를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방안을 찾는 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다른 조사 결과도 충격적인데요.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 중인 사람들 중 70.8%가 국내 여행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18.6%, 국내 여행과 해외여행 둘 다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10.6%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여름휴가 때 국내 여행 계획이 있는 응답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지역은 강릉, 속초, 양양 등이 포함된 강원도(31.3%)로 나타났고 뒤를 이어 제주(18.1%)와 부산(9.1%) 순으로 나타났는데요.
2위를 차지한 제주는 바다, 산의 자연경관이 주는 힐링, 이국적인 매력, 해방감, 낭만 등이 제주의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제주의 이미지 키워드에서 '비쌈', '바가지', '혼잡함', '평범함'과 같은 높은 물가와 그에 따른 상황을 대변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만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요즘 제주 여행의 트렌드'에 대한 결과도 발표가 되었는데요. 응답자 10명 중 절반 정도가 제주 맛집 투어(54.1%)를 꼽았습니다. 다음으로는 각종 체험 투어(해녀 체험, 오름 투어 등)이 2위를 차지했고요. 3위는 제주 카페 투어(32.8%), 4위는 트래킹(25.6%), 5위는 서핑(24.8%) 등 해변 활동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는 상반기 물가 상승과 해외여행 활성화 등의 이유로 경기 침체 속에서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모두가 힘든 시기를 지나오면서도 이번 여름 성수기만을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부 상점들의 행태 때문에 정직하고 성실하게 여행객들을 대하는 많은 소상공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선하고 착한 사업체들이 이곳 제주에는 훨씬 많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지난 두 번의 칼럼을 통해 연재해 드린 이번 여름휴가 제주에서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안내해드렸는데요. 제주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여러분들의 선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염려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부디 여러분들이 직접 경험하신 기억들을 소환하셔서 이번 여름휴가는 꼭 제주에서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주를 향한 여러분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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