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MBC 시절 수십억 영입 거절, 더 큰 딜 들어올거라 생각" [라디오쇼](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28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의 '전설의 고수' 코너에는 종합편성채널 JTBC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제작사 테오(TEO)가 JTBC에서 선보이는 예능으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관찰 리얼리티다. 이를 통해 김태호 PD는 나영석 PD의 신작 케이블채널 tvN '서진이네2'와 동시간대 경쟁을 하게 됐다.
이와 관련 김태호 PD는 "우리야 너무 감사하다. 금요일 시간대 예능이 된다는 걸 지난 10년 동안 몸소 보여주셨다. 사실 TV라는 미디어 자체를 사람들이 점점 많이 멀리하고 있다. 특정 시간대를 많이 보는데 주중이나 어떤 시간대는 많이 안보시기도 한다"며 "결국 금요일 황금상권을 만들어놓은 나PD님의 프로그램 덕분에 사람들이 금요일 저녁에 TV 보는 걸 익숙해하신다. JTBC에서도 이 시간대에 전략적으로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을 내세워서 좋은 브랜드를 가진 콘텐츠로 만들고 싶어 하는 의지를 읽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요즘 콘텐츠가 첫 회부터 나와서 대박이 나기 쉽지 않다. 일주일에 예능, 교양 콘텐츠가 130개쯤 된다. 그 안에서 10위 안에 드는 것도 쉽지 않다. 또 시청자층도 되게 다르다. 나는 예전처럼 MBC, SBS, KBS, 종편이 생기기 전에 시작했던 프로그램 PD다. 그때는 경쟁이 프로그램 별로 익숙했다면 지금은 우리 시간 대에 OTT, 티빙에 들어가면 야구가 거의 1, 2, 3, 4위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TV 콘텐츠를 놓고 고민하시기보다 주어진 시간 안에 다른 선택권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나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시는 PD 님들이 힘을 한 곳에 모아서 '이쯤은 예능 콘텐츠가 많은 시간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누구 대 누구의 대결, 이런 게 재밌지 않나. 그거에 졌다고 해서 이 프로그램이 실패했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조그만 콘텐츠를 계속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퇴사를 했다. '지구마블 세계여행' 같은 경우도 시즌2가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시즌3도 기획하고 있다.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거다.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도 이번 시즌1이 그 첫 씨앗"이라고 전했다.
이를 들은 박명수는 "내가 김태호라면 '야, 그래도 나영석 PD하고 붙는데 다른 시간 좋을 때 가면 기본적으로 얼마 이상 나올텐데 왜 거기 붙여. 편한데 붙여서 시작을 제대로 하지'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있지않나. 그럼에도 시간대를 '그렇게 합시다'라고 한 이유가 뭐냐. 분명히 결과에 따라서 많은 분들이 피곤하지 않겠냐.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그러자 김태호 PD는 "경력이 20년이 넘다보니까 하나의 반응, 한 회 반응가지고 움츠러들고 흔들리는 정도는 아니다. 맷집은 좀 세졌다"며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건 이 메시지, 이 콘텐츠가 우리한테 너무 괜찮고 중요하다 생각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제일 필요하다. 시즌1을 쭉 잘 마무리하고 그 다음에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시즌2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김태호 PD는 나영석 PD에 대해 "정말 대단하시다. 나도 이런 질문을 되게 많이 받는다. 해도 해도 계속 질문이 나오는 걸 보면 단단하고 든든하게 예능에 대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것도 제시하시고 본인의 목소리로,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지 명확하게 이야기하면서 끌고 나가는 힘은 정말 최고인 것 같다'며 "사석에서 인사를 몇 번 나눴다. 나 퇴사 전에 만나서 커피 한 잔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김태호 PD는 MBC 재직 시절 수십억 원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한 일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태호 PD는 "나중에 더 큰 딜이 들어올 거라 생각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그때 당시만 해도 내가 하고 있던 '무한도전' 콘텐츠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그 시기 자체는 '무한도전'이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고 다음에 어떤 방향성으로 갈지 고민이 깊었을 때"라며 "그때가 아마 2013년 전후였다. 그때 내가 자리를 비우자니 프로그램에 타격이 줄 것 같고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 같은 타이밍이었다. 그때는 모든 신경의 집중을 프로그램에 쏟고 싶었다. 갈등은 조금 있었다. 그런데 나는 뒤에 뭐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나영석 PD의 연봉이 공개된 뒤 MBC 부사장실로 호출당한 일화도 전했다. 김태호 PD는 "나영석 PD 연봉이 얼마라는 기사가 났는데 갑자기 바로 부사장실에서 전화가 왔다. 그래서 갔는데 나도 기대를 하고 갔다. '너도 10년 넘게 콘텐츠에 대해서 애를 썼으니까 우리도 고민 해볼게' 이런 이야기를 하실 줄 알았다. 딱 하셨던 말씀은 '흔들리지마'였다. 나도 MBC에서 매년 성과에 대해 인센티브를 받고 했었다. 크게 불만은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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