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선물’ 대신 ‘여행·여가’ 선택한 소비자

세종=이신혜 기자 2024. 6. 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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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의복과 화장품 등 준내구재의 소비가 급감했다.

반면 여행이나 프로야구 등 여가활동 소비는 부쩍 늘었다.

'가정의 달'인 5월 많은 소비자들이 선물 지출보다 연휴기 해외여행이나 프로야구 관람 등 스포츠 활동 지출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 등 선물 수요가 많은 5월은 소비지표가 좋은 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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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복·화장품 등 선물 소비 전월比 감소
해외여행과 프로야구 인기로 여가 부문 소비는 ↑
기재부 “역대 최고 4월 기온 찍어 여름옷 소비 빨라…6월 백화점 세일 등 개선요지 有”

지난 5월 의복과 화장품 등 준내구재의 소비가 급감했다. 반면 여행이나 프로야구 등 여가활동 소비는 부쩍 늘었다. ‘가정의 달’인 5월 많은 소비자들이 선물 지출보다 연휴기 해외여행이나 프로야구 관람 등 스포츠 활동 지출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간 지난 5월 10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른 여름을 신나게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빨리 찾아온 더위, 여름옷 장만 4월에 끝났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0.1%)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소비는 늘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가 2.9% 줄었다.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 등 선물 수요가 많은 5월은 소비지표가 좋은 달 중 하나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이나 여름철 의류·신발을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5월은 전달보다 준내구재 소비가 감소했다.

이에 대해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올해 4월 기온이 역대 4월 중 가장 높았다. 이를 봤을 때 소비자들이 여름옷을 앞당겨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름옷을 4월에 대부분 장만하면서, 기저효과로 5월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백화점 소비가 가장 많이 줄었다. 백화점 소비는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대형마트 소비가 4.2%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김귀범 과장은 “백화점 소비는 해외여행 소비와 반비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백화점 쇼핑보다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대형마트 소비 증가는 생계형 소비가 더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연합뉴스

◇해외여행·프로야구 향한 소비… 내수 언제 살아날까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도 0.5% 감소했다. 금융·보험(-2.5%)과 정보통신(-1.6%), 숙박·음식점(-1.7%)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반면 예술·스포츠·여가(5.1%)와 도소매(1.9%) 생산은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 지표에서 예술·여가가 급증한 것을 두고 가정의 달 소비 행태가 선물에서 여행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예술·스포츠·여가 생산을 세부적으로 보면 예술·여가가 30%, 스포츠가 70% 정도의 비율로 반영되는데 두 부분 다 전월 대비 상승했다”며 가정의달 나들이 수요가 많았음을 암시했다. 특히 올해 들어 관중이 크게 늘어난 프로야구와 해외여행 수요가 많았다고 기재부는 평가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달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22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8% 증가했다. 국내 나들이객도 늘었다. 특히 프로야구로 대표되는 스포츠 관람이 늘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5월 한 경기당 평균 1만4881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한국프로야구는 지난 15일 기준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KBO는 사상 최초로 연간 관람객 1000만명 돌파를 노리고 있다.

여행과 스포츠 등 여가 활동 소비가 확대되는 것은 내수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전반적인 소비는 부진한 상황이다. 정부도 하반기 소상공인 집중 지원을 통한 내수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표가 보여주는 전망은 밝지 않다.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6포인트(p) 하락했다.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지수는 98.8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차관을 지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행지수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6월 경제동향’에서 ‘내수 회복조짐이 가세하며 경기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것과 크게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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