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삼촌’ 오승훈 “후반부 등장 부담, 이제껏 빌런들과 달랐으면 했다”[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6. 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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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오승훈이 '삼식이 삼촌' 반전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오승훈은 6월 2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삼식이 삼촌'(각본/감독 신연식) 종영 인터뷰에서 반전 빌런, 핵심 키플레이어 안기철 역을 소화하기까지 과정을 밝혔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 오승훈은 극 중 기업인 모임 청우회의 실세 안요섭(주진모)의 막내아들이자 세강방직 상무 안기철 역으로 열연했다.

4부까지 대본이 나온 상태에서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는 오승훈은 "감독님께서 첫 미팅 때 제 마지막 대사 '사냥개' 부분의 대사를 그대로 읊어주셨다. 대사가 감독님 머릿속에 다 있었을 거다. 삼식이 삼촌과 안기철의 관계, 어릴 때부터 느꼈던 부족함, 자격지심 정서에 대해 많이 들었는데 좋은 이야기를 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또 송강호 선배님의 눈을 보면서 해볼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감독님이 한 번 보고 싶다고 하셔서 지하철 타고 혼자 감독님 사무실에 갔다. 혼자 왔냐고 해서 혼자 왔다고 했다. 나중에 들었는데 소속사가 있는데 혼자 온 걸 좋게 보셨다고 하더라. 만나고 돌아가는데 연락을 받았다. 얼굴에 양면이 있어서, 양쪽 얼굴이 다르고 순수하면서도 이중적인 모습이 있는 얼굴이라 좋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대본을 봤을 때 첫 느낌으로는 "4부까지 다 읽는데 1, 2시간 걸렸나 싶다. 제가 송강호 선배를 알지 못하는데도 송강호 선배를 생각하면서 쓰신 것 같았다. 선배님이 그 대사들을 하시면 팍팍 박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독님께서 후반부까지 대사가 한 단어도 없을 건데 괜찮겠냐고 하셨는데 등장하는 장면은 계속 있어서 촬영 회차가 많았다. 많이 나오진 않지만 흘러가는 인물이고 정서적으로 쌓는 게 중요했다. 의도가 많은 인물이라서 고민을 계속 했다. 로열패밀리들의 삶을 고민해보자, 욕망이 있을 때 표현방법, 생각하는 방향,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해보자 했더니 자연스럽게 쌓이더라. 뭘 안 하고 있는데 충분히 하고 있고 나중에 보니까 쌓여있더라. 저도 신기했다. 많이 하지 않아도 쌓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짧은 회차에 캐릭터를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고. 오승훈은 "시청자분들에게 표면적으로 보여드리면서 쌓아가는 시간이 없었으니까 어떻게 디벨롭했을 때 튀지 않고 서사를 쌓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럴 때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털어놨다.

안기철의 어린시절을 추측하면서는 "아버지가 보시기에 보다 순수한 아이였을 거다. 아버지가 '기철이는 할 줄 아는 것도 없다'는 얘기를 하지 않나. 기철이는 막내아들이니까 그저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아라는 가족들의 태도가 자격지심으로 쌓였을 거고 질투심이 쌓였을 거다. 그런 게 기철의 정서와 생각을 만들지 않았을까 한다. 치밀하고 어쩌면 간절했을 거다. 그런 부분이 안기철을 폭력적이게 만들지 않았을까 한다"며 "누군가와 부딪힐 때 감정적이기보다는 상하관계가 정확하지 않을까 했다. 안기철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했을 때 최상위 포식자라고 생각했다. 아버지조차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 아닐까 했다.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사냥개, 도구, 이용수단으로 보지 않았을까 한다. 감독님과도 약간 소시오패스 같은 면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인물을 해석했다.

안기철에게 강성민, 김산은 어떤 존재였을까. 오승훈은 "김산은 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스탠드한 기계, 도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강성민은 나랑 어쩌면 비슷한 친구, 내 어린 시절과 비슷할 수 있는, 나보다 훨씬 얼룩져있지만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서사와 전사를 쌓았던 것 같다"며 "삼식이 삼촌에게 '강성민과 많이 다르다'고 한 이유로는 "강성민은 스스로 연약하고 여린 마음을 가졌는데 안기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센 사람이라 얘기하고 위선을 떨다보면 자신도 속을 때가 있다. 안기철은 그런 걸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가장 공들였던 신으로는 김산과 처음 만나는 신으로 꼽았다. 오승훈은 "아버지 자리에 앉아있지 않나. 김산을 처음 만날 때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가감없이 그러낸다. 그 신에 큰 공을 들였다. 여태까지 표현됐던 빌런의 첫 신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에도 의지는 보이지만 '그래서? 설마?' 이런 느낌이 들었으면 싶었다. 그 장면이 나왔을 때 안기철이 어떤 걸 원하는지 궁금했으면 좋겠다.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고 (변)요한 형이 많이 도와줬다. 모두가 안기철이 그런 빌런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다. 그래야 그 괴리가 꼬이지 않을 것 같았다. 마냥 욕망을 이뤘으니 '이제 세상은 내 거'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수트핏 고민도 있었다고. 오승훈은 "PT도 받았다. 제가 농구선수 출신이라 이전까지는 혼자 운동했는데 이번에는 멋있게 보이고 싶더라. 소년 같았던 이미지가 강했는데 남성미를 가지고 싶어서 어깨를 넓히고 싶었고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안기철의 이후 삶을 상상하면서는 "삼식이 삼촌이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죽는 장면이 나온 건 아니지 않나. 삼식이 삼촌이 나중에 복수하는 것도 생각했고 언젠가는 많이 혼났을 것 같다. 폭력적인 걸 가하고 살인에 관련된 것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사람이 어떻게 용서를 받을 수 있겠나. 언젠가 큰 벌을 받았을 것 같다. 엔딩에서도 마냥 즐겁지 않은 안기철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야망을 이뤘지만 여전히 욕심이 그득한 그 괴리를 표현하고 싶었다. 안기철의 삶도 그저 재밌지는 않지 않았을까. 손에 어두운 물이 들여졌을 것 같고 죗값을 치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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