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 지방에 투자할까… 'CR리츠' 실효성 논란

김성아 기자 2024. 6. 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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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가 지속되고 미분양 주택이 늘어남에 따라 정부가 CR(Corporate Restructing)리츠를 통한 건설업계 지원대책을 내놨지만 '찔끔 대책'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CR리츠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임대 운영하다가 경기 회복 시 분양 전환해 투자 수익을 반환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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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주택 '7.2만가구'… 정부 CR리츠 지원대책에 업계 "효과 미미"
정부는 지난 3월 미분양 주택이 늘어남에 따라 CR리츠를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미분양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1
고금리 여파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가 지속되고 미분양 주택이 늘어남에 따라 정부가 CR(Corporate Restructing)리츠를 통한 건설업계 지원대책을 내놨지만 '찔끔 대책'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CR리츠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임대 운영하다가 경기 회복 시 분양 전환해 투자 수익을 반환하는 상품이다.

국토교통부가 28일 발표한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총 7만2129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4월 1년 만에 7만가구를 넘어선 때보다 0.2%(132가구)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1만3230가구로 전월 대비 2.0%(262가구) 증가했다.

문제는 준공(입주)이 완료된 후에도 분양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대비 2.0% 늘어 10개월째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면 PF 연체는 물론 주택가 슬럼화 등 사회문제로도 커져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토부는 건설업계 자금난을 막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CR리츠 활성화 방침을 밝혔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활용한 CR리츠를 지난 3월 재도입해 세제 혜택을 마련했다. 지난 17일엔 CR리츠 투자 시 취득세·종합부동산세 등을 감면하는 세제 지원책을 내놨다. 미분양 주택을 담보로 대출 시 모기지 보증을 받아 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내규도 개정했다.


CR리츠 효과 제한… "사업성 있는 사업 선별할 것"


정부의 대책 마련에도 업계는 CR리츠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CR리츠는 투자수익을 배당 형태로 배분해야 하는 상품으로 지방 등 미분양 리스크가 큰 사업의 경우 투자금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CR리츠의 효과에 대해선 변수가 많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아파트를 1~2채 사들이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사업성의 불안 요소가 있으면 CR리츠 매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가구는 1만3000여가구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CR리츠는 2009년 2200가구, 2014년 500가구를 매입했다. 현재 준공 후 미분양 가구 수를 고려하면 매우 적은 규모다.

HUG의 모기지 보증 역시 리스크가 있다. CR리츠는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시행사의 채무를 채권으로 바꿔주는 방식인데 향후 임대나 매각이 안 되면 공공기관인 HUG의 위험도 커진다.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지급보증이 늘며 HUG의 재정 상태가 악화된 현재는 자금 공급이 쉽지 않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HUG 관계자는 "CR리츠가 미분양 주택을 분양가의 70%로 매입하고 보증 한도가 대출금의 60%까지여서 주택 가격이 분양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채권을 회수하는 데는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5일 간담회에서 "순수 민간자본으로 구성된 리츠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고 분양사업장을 공공지원민간임대로 전환할 경우 PF 정상화뿐 아니라 임대 공급 증가로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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