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이태원 참사 조작’ 주장설에 “그랬을 분…참 나쁜 대통령”

구민주 기자 2024. 6. 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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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조작설을 제기했다는 주장에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음모론을 신봉하는 대통령은 처음 본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 힘들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가 특정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이라고 생각해왔는지 발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 분명하게 밝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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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전 의장 회고록 파장…“尹, 이태원 조작설 언급”
李 “좌익 공작 의심하며 일하지 않은 대통령, 자격 없다”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5월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조작설을 제기했다는 주장에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누군가는 대통령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하지만, 저는 그랬을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단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은 지난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한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사용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화법을 그대로 인용해 윤 대통령을 직격하며 대통령의 '자격'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어디서 어떻게 그 뉴스를 접하고 어떤 마음을 가지며 마음 아파했는지 기억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이태원 참사가 있던 날, 저는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다가 그것을 접했는지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의 소식을 접하고 좌익 세력의 공작을 의심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0월31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최로 열린 상임위원장단 및 여야 원내대표와의 오찬을 마친 뒤 사랑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전날 공개한 회고록에는 김 전 의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윤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를 건의했을 당시의 대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의장에게 "그 말이 다 맞으나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전 의장은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그게 무엇인지 물었고 윤 대통령은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며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야당에선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오후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인식은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라며 "대통령의 입에서 극우 유튜버나 할 법한 주장이 나왔다니 두 귀가 의심스럽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할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음모론을 신봉하는 대통령은 처음 본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 힘들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가 특정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이라고 생각해왔는지 발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 분명하게 밝히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대변인실 명의 공지를 통해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역시 김 전 의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김 전 의장이 스스로 본인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사회적 재난이나 참사가 있을 때마다 민주당은 항상 그 재난을 정쟁화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 민주당 출신으로 의장을 지낸 분이 그런 말씀을 하니 너무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선 대통령실이 보다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만약 이런 말이 있었다면 굉장히 충격적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라면서도 "대통령실이 조작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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