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인터뷰②] 강풀 작가 "가족 지키는 초능력자, '무빙' 공감의 힘"
박정선 기자 2024. 6. 28. 15:00
'무빙'을 날아오르게 만든 장본인, 작가·감독·프로듀서 3인방이다.
지난 5월 7일 진행된 '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디즈니+ 시리즈 '무빙'은 대상을 비롯해 극본상(강풀)과 남자 신인연기상(이정하)을 품에 안았다. 이변 없는 수상 결과였다. 특히 수많은 배우, 제작진의 노력이 더해져 탄생한 시리즈인 만큼, 개인이 아닌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필연적으로 대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강풀 작가, 박인제 감독,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함진 프로듀서 세 주역에게 있다. 원작 작가이자 처음으로 드라마 작가로 변신해 호평을 한몸에 받은 강풀, 그림을 영상으로 만들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연출자 박인제, 여러 흥행 영화를 거쳐 처음 도전한 드라마까지 흥행에 성공한 프로듀서 함진까지. 세 사람의 고민과 노력, 갈등과 화합, 고난과 행복이 고스란히 '무빙'에 담긴 덕분이다.
시상식 한 달여 후, '무빙'의 세 주역을 다시 만났다. 자신의 작품처럼 낙천적이고 따뜻한 강풀 작가, 촌철살인 입담 속에 특유의 유머를 품은 박인제 감독, 대작의 프로듀서답게 포근한 포용력을 가진 함진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눴다. '무빙' 만큼이나 흥미로운 세 사람의 '수다 티키타카'가 펼쳐졌다.
지난 5월 7일 진행된 '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디즈니+ 시리즈 '무빙'은 대상을 비롯해 극본상(강풀)과 남자 신인연기상(이정하)을 품에 안았다. 이변 없는 수상 결과였다. 특히 수많은 배우, 제작진의 노력이 더해져 탄생한 시리즈인 만큼, 개인이 아닌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필연적으로 대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강풀 작가, 박인제 감독,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함진 프로듀서 세 주역에게 있다. 원작 작가이자 처음으로 드라마 작가로 변신해 호평을 한몸에 받은 강풀, 그림을 영상으로 만들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연출자 박인제, 여러 흥행 영화를 거쳐 처음 도전한 드라마까지 흥행에 성공한 프로듀서 함진까지. 세 사람의 고민과 노력, 갈등과 화합, 고난과 행복이 고스란히 '무빙'에 담긴 덕분이다.
시상식 한 달여 후, '무빙'의 세 주역을 다시 만났다. 자신의 작품처럼 낙천적이고 따뜻한 강풀 작가, 촌철살인 입담 속에 특유의 유머를 품은 박인제 감독, 대작의 프로듀서답게 포근한 포용력을 가진 함진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눴다. '무빙' 만큼이나 흥미로운 세 사람의 '수다 티키타카'가 펼쳐졌다.
-CG 작업이 정말 힘들었나 봐요.
박인제 감독(이하 박) "그렇죠. CG 작업량이 너무 많고, 국내에선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했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 CG 작업자가 100명이라면 100명 다 썼어요. 다 썼기 때문에, 전 세계 작업자들에게 다 의뢰를 했어요. 우크라이나도 있고, 베트남도 있고, 중국도 있고. 거기서 다 데이터를 받아서 매일매일 체크를 해야 했어요. 뭔가 잘못되면, 또 왔다 갔다 하는데 몇 주 걸리고 그랬고요. 그러니까 완성 못 시킬까 봐 불안했던 거죠. 흥행 여부는 사실 알 수가 없는 거고, 사실 20회나 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더 더 예상이 안 되죠."
함진 프로듀서(이하 함) "저 같은 경우는 (영화)투자사에도 좀 오래 있었고, 여러 작품의 현장 편집본을 보고 그것이 나중에 완성본으로 나오는 것까지는 본 경험이 좀 많다 보니까, 제작사 내부에서는 '현장 편집본 봤을 때부터 너무 재밌다. 그래서 너무 잘될 것 같다' 그런 기대감이 좀 있긴 있었어요. 일단 대본을 재밌게 봤는데, 그것을 구현한 그 배우들도 너무 다 잘했고, 스태프나 감독님들이나 다 완성도 자체가 되게 높다고 생각했어요."
강풀 작가(이하 강) "감독님이 아무리 불안해해도 워낙 높은 완성도를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기준이 높아서 그런 거지. 이제 일반 시청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보고 즐기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의 완성도는 충분히 나왔다고 생각했어요."
-강풀 작가님의 대본을 보고 '이 장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는 장면이 있으셨겠네요.
박 "처음 해보는 거니까 당연히 그렇죠. 그러니까 '이건 이렇게 하면 되겠다. 저렇게 하면 되겠다'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은 존재하지 않아요. 연출자 입장에서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야 되잖아요. 세상에 이제 새로운 건 없다지만, 아니에요. 제가 얼마 전에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봤어요. 우리가 '쉰들러 리스트' 이후엔 아우슈비츠 소재의 새로운 작품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식상할 수밖에 없다고들 하는데,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었잖아요. 그게 연출자의 자세거든요. '무빙'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초능력이나 이런 것들이 관객들은 이미 할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본 것들이에요. 그러니까 좀 더 새롭게, 없는 걸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을 하는 거죠. 할리우드는 아니지만 개천에서 용 나야 하는데.(웃음) 그게 주 고민이었어요."
박인제 감독(이하 박) "그렇죠. CG 작업량이 너무 많고, 국내에선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했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 CG 작업자가 100명이라면 100명 다 썼어요. 다 썼기 때문에, 전 세계 작업자들에게 다 의뢰를 했어요. 우크라이나도 있고, 베트남도 있고, 중국도 있고. 거기서 다 데이터를 받아서 매일매일 체크를 해야 했어요. 뭔가 잘못되면, 또 왔다 갔다 하는데 몇 주 걸리고 그랬고요. 그러니까 완성 못 시킬까 봐 불안했던 거죠. 흥행 여부는 사실 알 수가 없는 거고, 사실 20회나 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더 더 예상이 안 되죠."
함진 프로듀서(이하 함) "저 같은 경우는 (영화)투자사에도 좀 오래 있었고, 여러 작품의 현장 편집본을 보고 그것이 나중에 완성본으로 나오는 것까지는 본 경험이 좀 많다 보니까, 제작사 내부에서는 '현장 편집본 봤을 때부터 너무 재밌다. 그래서 너무 잘될 것 같다' 그런 기대감이 좀 있긴 있었어요. 일단 대본을 재밌게 봤는데, 그것을 구현한 그 배우들도 너무 다 잘했고, 스태프나 감독님들이나 다 완성도 자체가 되게 높다고 생각했어요."
강풀 작가(이하 강) "감독님이 아무리 불안해해도 워낙 높은 완성도를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기준이 높아서 그런 거지. 이제 일반 시청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보고 즐기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의 완성도는 충분히 나왔다고 생각했어요."
-강풀 작가님의 대본을 보고 '이 장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는 장면이 있으셨겠네요.
박 "처음 해보는 거니까 당연히 그렇죠. 그러니까 '이건 이렇게 하면 되겠다. 저렇게 하면 되겠다'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은 존재하지 않아요. 연출자 입장에서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야 되잖아요. 세상에 이제 새로운 건 없다지만, 아니에요. 제가 얼마 전에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봤어요. 우리가 '쉰들러 리스트' 이후엔 아우슈비츠 소재의 새로운 작품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식상할 수밖에 없다고들 하는데,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었잖아요. 그게 연출자의 자세거든요. '무빙'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초능력이나 이런 것들이 관객들은 이미 할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본 것들이에요. 그러니까 좀 더 새롭게, 없는 걸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을 하는 거죠. 할리우드는 아니지만 개천에서 용 나야 하는데.(웃음) 그게 주 고민이었어요."
-제작비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여요.
박 "지금 '무빙' 똑같이 찍으려면 1000억 원 넘게 들걸요."
함 "제작비가 총액으로야 당연히 큰 돈이지만, 저희가 20회였잖아요. 그걸 회별로 나누면 진짜 금액이 크지는 않은 거죠."
강 "그쵸. 절대 많이 든 게 아닌데, 제작비 규모로 이야기가 되니까 나중엔 좀 걱정되더라고요."
박 "없는 돈에 꾸려간 거예요.(웃음) 근데 시청자 분들은 마블에 익숙하잖아요. 그게 걱정이었던 거죠. 미국에선 회당 1000억 원인데."
함 "그런 게 좀 이제 힘든 것 같아요. 글로벌 OTT가 워낙 대세니까, 국내 관객들도 해외 작품들을 다 바로바로 보잖아요. 이미 눈높이가 너무 올라와 있고, 더 이상 우리나라 작품이 해외 작품과 비슷하게 찍어서는 만족이 안 되거든요. 자본이 막대하게 들어간 작품들과 다 같은 레벨로 생각을 하시고 보기 때문에, 그게 국내에서 콘텐트 만드는 입장에서는 좀 어려운 점 중에 하나긴 하죠. 아무리 그래도 저희가 그 규모를 따라갈 수는 없으니까."
-꽤 오래 전인 2015년에 나온 웹툰을 영상으로 선보이면서, 지금의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강 "굳이 그렇게 시대를 생각하지는 않았고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어느 시대이건 간에 비슷한 감정과 정서가 다 있으니까요. 가족애라는 게 기본적으로 다 깔려 있잖아요. 그래서 사실 '외국은 어떻게 볼까'가 가장 궁금하기도 했어요. 우리는 좀 (가족애가) 끈끈하잖아요. 여기 나오는 초능력자들도 가만히 보면 모이는 대단한 일이라는 게 없어요. 엄청난 적과 싸운 것도 아니고, 자기 가족 지키려고만 아등바등했던 사람들이에요. 오로지 내 자식 그리고 내 사랑하는 가족 지키려고 싸우는 사람들이었죠. 그런 이야기로 처음부터 접근을 했어요. 저는 만화 그릴 때 한 번 갔다 온 길이니까, 이게 당연히 (공감을 얻을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을 했었고요. 2015년에 그렸고, 시리즈 공개는 2023년에 했지만, 저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해외 팬분들의 반응도 좀 살피셨겠네요.
강 "제일 기뻤던 얘기는 '다음 화를 보게 된다'였어요. 제가 사실은 원래 인터넷에서 절대 저와 관련한 걸 검색하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무빙'은 공개 한달 전부터 매일 들어가서 검색했어요. 아침에 눈 뜨면 그걸 하고 있더라고요. 2화를 안 궁금하게 하는 만화는 망하는 거거든요. 드라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시청자 분들이 '무빙'이 공개되는 수요일을 '무요일'이라고 한다든가, 이런 게 그게 가장 기뻤어요."
-20부작을 끌고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강 "고집을 많이 피웠죠. 줄여야 되나 고민도 했었는데 저는 조금 이렇게 긴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요. 워낙 인물이 많잖아요. 인물 하나하나를 건너뛰고 싶지 않았고 다 붙잡고 가고 싶었어요. 근데 막 문화가 바뀌더라고요. OTT 문화가 들어오면서, 작품들이 점점 짧아지는 거예요. 저는 '그래도 뭐 어쩌겠어. 이 정도 이야기는 나와야 해'라고 생각했어요."
함 "20부작을 어떻게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다양했어요. 일주일에 2회씩 공개하면, 기간이 너무 길어지거든요. 그래서 7회를 한 번에 공개하고, 그 뒤에 3회씩 공개하는 새로운 방식을 택했죠."
강 "저는 7회, 7회, 6회 공개가 좋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함 프로듀서님은 영화를 쭉 해오셨잖아요.
함 "근데 스태프들도 다 영화 일을 많이 했던 분들이었어요. 오픈하는 방식 자체도 그렇고, 사전 제작이었으니까요. 그냥 2시간짜리 영화를 10편 만든 거죠. 육체적으론 힘들었지만, 맨날 현장 가고 싶었거든요. 제가 계속 붙어 있을 수는 없고 그게 좀 아쉬웠어요."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강 "고집을 많이 피웠죠. 줄여야 되나 고민도 했었는데 저는 조금 이렇게 긴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요. 워낙 인물이 많잖아요. 인물 하나하나를 건너뛰고 싶지 않았고 다 붙잡고 가고 싶었어요. 근데 막 문화가 바뀌더라고요. OTT 문화가 들어오면서, 작품들이 점점 짧아지는 거예요. 저는 '그래도 뭐 어쩌겠어. 이 정도 이야기는 나와야 해'라고 생각했어요."
함 "20부작을 어떻게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다양했어요. 일주일에 2회씩 공개하면, 기간이 너무 길어지거든요. 그래서 7회를 한 번에 공개하고, 그 뒤에 3회씩 공개하는 새로운 방식을 택했죠."
강 "저는 7회, 7회, 6회 공개가 좋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함 프로듀서님은 영화를 쭉 해오셨잖아요.
함 "근데 스태프들도 다 영화 일을 많이 했던 분들이었어요. 오픈하는 방식 자체도 그렇고, 사전 제작이었으니까요. 그냥 2시간짜리 영화를 10편 만든 거죠. 육체적으론 힘들었지만, 맨날 현장 가고 싶었거든요. 제가 계속 붙어 있을 수는 없고 그게 좀 아쉬웠어요."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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