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치고, 맥주 마시고…젊은 여기자 앞세운 北, 속내는

이가영 기자 2024. 6. 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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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는 최근 3주간 일요일마다 5분 분량으로 골프 강습 영상을 연이어 방송했다. /조선중앙TV

북한 관영매체들이 최근 젊은 여기자들을 앞세워 각종 홍보 영상을 만들고 있다. 북한 당국이 힘을 쏟고 있는 관광 등에서 성과를 내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선중앙TV는 최근 일요일마다 5분 분량의 골프 강습 영상을 방송하고 있다. 지난 3주간 ‘골프 1홀’, ‘골프 2~6홀’, ‘골프 7~9홀’이 연이어 방송됐다.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강일심 기자가 출연해 직접 골프를 치는 내용이다. 강 기자는 “골프는 힘과 유연성, 집중성, 감각 능력을 키워주는 사람들의 건강에 아주 좋은 육체 운동”이라고 소개하는 등 골프의 장점과 재미를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북한 림흥거리에 새로 생긴 대동강맥주집을 찾은 북한 기자. /노동신문 뉴스1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특색있는 봉사기지 화성대동강맥주집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4분 분량 영상을 공개했다. 젊은 여기자가 평양 림흥거리에 새로 생긴 대동강맥주집을 찾아 내부 실내장식과 운영 시간, 판매하는 맥주를 안내한다. 국내 생활정보 프로그램과 비슷한 구성이다.

이 기자는 맥주를 주문해 한입 마신 뒤 “이곳에서는 여러 가지 맥주를 봉사하는데, 1번 맥주를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며 “맛이 부드러우면서 쓴맛이 적당하고 상쾌한 맛을 지녀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고 평했다.

송도원종합식료공장을 찾은 북한 최수림 기자. /유튜브

북한 영상을 주로 올리는 유튜브 채널에는 최근 최수림 기자가 강원도 원산시를 탐방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최 기자는 송도원종합식료공장을 찾아 이곳에서 생산한 과자를 직접 맛보고, 관광객들을 인터뷰한다.

림흥거리 맥줏집과 평양골프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식료공장에서 생산한 과자 홍보는 수출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의 특징은 모두 젊은 여성 기자들을 앞세워 직접 현장을 찾아 맛보고 체험하는 ‘브이로그’ 방식이라는 점이다. 북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고,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보다 친근한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로 중단됐던 러시아를 오가는 여객열차 운행을 4년 만에 재개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연해주 정부에 따르면 올해 2~5월 러시아 관광객 400여명 이상이 북한을 방문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러시아 내에서 북한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지 일주일만인 26일에는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박람회가 열렸다. 70여개 북한 기업이 식품과 의류, 건강용품, 공예품, 악기 등 생산 제품을 전시했다. 이런 종류의 행사가 열린 건 처음이라고 한다.

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은 지난 19일 평양에서 열린 회담에서 군사,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스포츠, 관광, 교육, 농업, 문화 등에서 협력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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