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손에서 휴대폰 놓을 새 없다 했다”, 구직보다 ‘게임’에 ‘검색’하느라.. 근로시간, 이렇게나 줄었다고?
‘컴퓨터 여가와 노동공급’ BOK 이슈노트서
청년층 주당 근로시간, 컴퓨터 여가로 감소세
게임시간 등 늘어.. 20년 간 노동공급 10%↓
추세 이어지면 중장년층 노동시장에 영향
정보통신기술(IT) 발달로 인해 늘어난 컴퓨터나 휴대전화 활용이, 근로시간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구직이다 제 일 대신에, 컴퓨터나 휴대폰에 신경을 쏟느라 노동 공급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애기입니다. 유튜브 시청이나 모바일 게임 비중이 컸습니다.
특히나 남성 청년층의 노동 공급이 가장 크게 줄어 20년 사이 10.7%, 여성은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자는 게임, 여성은 인터넷 정보 검색 등 비중이 컸습니다.
근로시간으로 따지면 남성은 70%, 여성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을 할애할 정도로 감소 폭이 상당했습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간한 ‘컴퓨터 관련 여가(recreational computing)와 노동공급’이라는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를 이용해 살펴본 결과, 국민들의 근로시간은 감소하고 여가 시간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5일 근무제,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제도적 변화와 더불어 일·여가에 대한 선호도 역시 변화를 겪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컴퓨터 관련 여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교제, 인터넷 정보 검색, 유튜브 시청 등을 의미합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활용해 쉬는 시간을 보내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 참여가 저조해지는 영향이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대상 기간인 1999년부터 2019년 사이 청년층(20∼39살·25살 이하 학생은 제외)의 경우, 1999년 남성의 컴퓨터 여가 시간이 1.5시간, 여성은 0.4시간에 불과했던게 2019년 남성이 7.3시간, 여성이 4.5시간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20년 사이 일하는 시간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으로, 앞서 주5일 근무제 도입과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 등 영향도 물론 있는 것으로 봤습니다.
청년층 남성은 컴퓨터를 이용해 주로 게임을 하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1999년 게임 시간이 주당 0.7시간에서 2019년 4.9시간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여성은 인터넷 정보 검색에 시간을 썼는데 1999년 주당 0.1시간에서 2019년 1.8시간으로 늘었습니다. 게임 시간도 0.1시간에서 1.2시간으로 증가했습니다.
이같은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이 늘면서 결국 노동공급 감소로 이어졌다는 얘기입니다.
한은은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이 많이 늘고 전체 여가시간이 증가하면서 노동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고, 더불어 기존 노동시장 종사자가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과 함께 경제활동 참여를 결정하는 것까지 모두 고려해 분석한 만큼 (컴퓨터 관련 여가 증가가) 실업률 등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은이 여가엥겔곡선(Leisure Engel Curve)을 통해 노동공급이 감소하면서 총 여가 시간이 증가할 때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 시간이 어느 정도 늘어날 지 예측 조사했더니, 모든 인구집단에서 여가 시간이 늘면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을 더 크게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가시간이 1만큼 늘면 남성 청년층은 컴퓨터 하는데 보내는 시간을 2.26 늘렸습니다.
여성 청년층과 중장년층도 각각 1.60, 1.62 늘렸고, 남성 중장년층은 이보다는 적은 1.16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컴퓨터 여가 시간이 증가한 게 남성 청년층의 노동공급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은 남성 청년층의 노동공급을 10.7%, 여성 청년층의 노동공급을 6.3% 줄였고, 남성 중장년층과 여성 중장년층의 노동공급은 각각 4.9%,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주당 시간으로 환산했더니 컴퓨터 여가 활동은 남성 근로시간을 4.6시간 감소시켰습니다.이 기간 남성 청년층의 주당 근로시간이 6.7시간 줄었는데 컴퓨터 여가 활동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여성 청년층은 컴퓨터 여가 활동이 근로시간을 1.4시간 줄여, 전체 줄어든 근로시간 1.5시간의 99.2%, 사실상 대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중장년층은 컴퓨터 여가 활동과 근로시간 상관관계가 크지 않아 남성 중장년층은 컴퓨터 여가 활동 증가로 근로시간이 2.1시간, 여성은 1시간 줄었습니다. 남성 중장년층과 여성 중장년층의 전체 근로시간 감소분 4.6시간, 3.3시간의 절반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한은은,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이 돈보다는, 여기에 투입되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노동공급에 투입되는 시간 감소로 이어지면서 궁극적으로 여가 활동이 근로시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컴퓨터·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지는 추세에서 컴퓨터 관련 여가가 주 수단으로 급부상하는 만큼 컴퓨터 관련 여가는 더 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1999∼2019년과 달리, 최근 오티티(OTT)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 등으로 여가를 보내는 시간은 더 증가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때문에 현재 청년층의 경우, 지금처럼 컴퓨터와 관련된 여가 중심으로 시간을 보낼 경우엔 청년층 노동 공급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노동 공급에도 한층 더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해 한은은 “앞으로 우리 경제가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으로 인해 노동공급 감소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라면서 “노동생산성을 꾸준히 높여가는 것이 과거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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