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생도 고치지 못한 프랜차이즈 '고질병' [인포로 본 세상]

이지원 기자 2024. 6. 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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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연돈볼카츠 분쟁 행간 읽기
창립 30주년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앞두고 복병
연돈볼카츠 점주와 갈등
매출 보장 vs 약속한 적 없어
점주협의회 공정위에 신고
프차 고질병 예상매출액 문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와 가맹본부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복병을 만났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와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서다(표➊). 연돈볼카츠는 더본코리아가 2021년에 론칭한 외식 브랜드다. 제주에 1호점(직영점)을 연 후 1년 만에 가맹점이 68개까지 늘었지만 지난해엔 49개로 감소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가맹점의 경영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연돈볼카츠 가맹점당 연평균 매출액은 2022년 2억5970만원에서 지난해 1억5699만원으로 감소했다. 점주들과 갈등이 발생한 것도 결국 줄어든 매출액이 발단이 됐다(표➋).

점주들로 구성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이하 점주협의회)'는 지난 6월 18일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본부가 예비 가맹점주에게 제시한 기대 매출액이나 수익과 실제엔 차이가 컸다"면서 "개점 직후부터 매출액이 감소하기 시작해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토로했다.

점주협의회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가맹본부가 월 매출액 3000만원, 수익률 20~25%를 보장했지만 실제 매출액은 절반인 1500만원 수준으로 수익률은 7~8%에 그쳤다. 가맹본부에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더본코리아는 점주협의회 측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점주들에게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한 적이 없다"면서 "지난해 7월 일부 가맹점주가 (더본코리아 임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고 맞받아쳤다.

더본코리아가 관련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6월 19일)하자 점주협의회도 다음날 다른 녹취록을 공개하며 분쟁이 격화했다. 점주협의회가 공개한 녹취록엔 2022년 5월 당시 가맹본부 점포개설 담당자가 예비 가맹점주에게 구체적인 매출액과 수익률을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이제 판단은 공정위의 손에 맡겨졌다. 더본코리아는 4월 29일 '허위·과장 정보 제공' 의혹의 진위를 판단해 달라며 공정위에 자진해서 심의를 요청했다. 점주협의회는 6월 24일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더본코리아를 공정위에 신고한 상태다.[※참고: 지난해 12월 점주협의회가 경기도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과는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짚어볼 점은 있다(표➌). 무엇보다 문제가 된 기대 매출액(예상매출액)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빈번한 분쟁 요소다.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가맹점 100곳 이상)는 예비 가맹점주에게 예상매출액과 산출 근거를 서면(예상매출액산정서)으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가맹본부가 허위·과장된 예상매출액을 제공하거나, 예상매출액을 구두로만 전달해 가맹점주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연돈볼카츠의 사례도 다르지 않다. 가맹점주들이 상담 과정에서 가맹본부 담당자로부터 구두(메모)로 전달받은 예상매출액과 추후 서면으로 받은 예상매출액의 차이가 지나치게 컸다. 논란을 일으킨 '월 매출액 3000만원'은 점주들이 구두로 전달받은 금액이다.

[※참고: 더본코리아 측은 2022년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월 1700만원 수준의 예상매출액산정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더본코리아가 IPO를 앞두고 무리하게 브랜드를 확장하려다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표➍).

백종원 대표 역시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에서 기인하는 문제를 풀어내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그렇다고 모든 걸 가맹본부의 탓으로 돌리기는 쉽지 않다. 예상매출액은 말 그대로 예상매출액일 뿐 가맹본부가 보장하는 매출액이 아니다.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예상매출액산정서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는 건 결국 가맹점주의 몫이라는 거다.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가맹점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1차적인 책임은 가맹본부에 있다"면서도 "가맹사업의 성패는 가맹본부의 시스템뿐만 아니라 가맹점주의 역량과 노력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말만 믿고 뛰어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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