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H, 지하층 매입 기준 완화…반지하 매입 '0건' 오명 벗는다

조성준 기자 2024. 6. 2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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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본격적인 장마를 앞둔 27일 서울시내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가구에 수해 예방을 위한 물막이판이 설치돼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반지하주택 매입을 늘리기 위해 관련 기준을 완화하고 소유자와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추가로 마련했다. 2022년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가 발생한 후 반지하주택의 매입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LH는 지난 24일 2024년 지하층(반지하) 주택 매입을 공고했다. 이날부터 오는 11월 29일까지 올 하반기 동안 반지하주택에 대해 기존주택과 신축을 매입하는 방안이다.

LH의 지하층 주택 매입사업은 폭우 등으로 인해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재해취약가구의 주거 환경 개선과 지하층 주택의 점진적 소멸을 위해 관련 주택을 매입하는 사업이다.

2022년 '극한호우'에 따라 서울 곳곳에서 주민이 사망하는 등 반지하주택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재해 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공공기관의 반지하주택 매입 후 멸실 처리 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준 LH의 반지하주택 매입은 한 건도 없어 지적이 이어졌다.

LH는 이번 사업공고를 통해 그간 부진했던 반지하주택의 매입을 늘릴 계획이다. 이번 사업공고에는 기존주택·신축 매입사업 두 가지가 제시됐다. 기존에는 지하층이 존재하는 주택의 매입이 제외됐다. 지하층이 포함된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새로 지어 매입하는 사업에 민간사업자의 참여율이 저조했다. 기존주택의 매입요건을 완화하고 민간 사업자의 신축 매입약정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공고에 담겼다.

기존주택 매입 방식은 도심 내 지하층 주택을 LH가 직접 매입해 지상층은 매입임대 주택으로 사용하고 지하층은 주민 공동시설 등 커뮤니티 시설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지하층이 포함된 주택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공고를 통해 지하층이 포함된 주택의 매입 가능 기준을 마련했다.

LH 관계자는 "매입임대 주택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하층(반지하)이 포함된 주택은 매입 기준을 넘기지 못하도록 했다"며 "반지하주택 자체가 최근 지어지는 다세대·다가구·연립 주택에선 찾아보기 어렵고, 비교적 신축 빌라 등 주택은 지하층이 없는 구성이 많아 반지하주택 매입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지하주택 매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하층으로 인해 제외됐던 주택도 매입할 수 있도록 기준을 재편했다"며 "이와 함께 건물 연한 등의 제한도 20년 이내 주택까지 늘리고 지하층 주택은 커뮤니티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신축매입약정 방식을 통해선 신축을 매입 약정해 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때 기존주택의 지하층을 철거하도록 해 반지하주택을 없애는 방안이다. 이 방식은 기존에도 활용되고 있었으나 사업성이 부족하고 PF대출 보증도 없어 민간주택 사업자의 참여가 저조했다.

LH는 이번 방안에서 용적률을 의무적으로 완화해주고 '도심주택 특약보증'을 도입해 PF대출 등의 문제를 해소했다. 또 신청 필지 전체가 지하층 주택일 때만 매입 대상이 됐으나, 이젠 필지 내 주택 중 지하층이 한 채만 있어도 가능하도록 바꿨다.

이외에도 기존주택과 신축 모두에서 침수 이력이 있는 반지하주택은 '침수피해사실확인원'을 제출할 경우 매입을 우대해준다. 또 기존에 부분 매입한 주택이 포함된 지하층 보유 동(단지)의 매입도 우대한다. 수시접수도 기간도 기존 5개월에 6개월로 늘린다.

한편 LH는 보유한 반지하주택의 사실상 멸실(공가 상태) 처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 말 기준 보유 반지하주택은 총 4400가구다. 이 중 1426가구는 공가 처리했으며 1204가구는 지자체, 주거복지 관계기관의 긴급구호시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지하주택 거주 가구의 주거 상향 지원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나머지 1810가구 중 651가구는 이전을 완료했고 1159가구에 대해서 이주를 지원할 계획이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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