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노인정이래?’ 젊은 피로 위기 돌파 울산, 포항과 180번째 동해안더비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울산 HD가 숙명의 라이벌 포항스틸러스와 ‘180번째 동해안더비’를 치른다.
울산은 오는 30일 오후 6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원정에 임한다.
동해안더비는 1984년 첫 대결을 시작으로 179번(61승 54무 64패, 울산이 K리그 팀들 중 역대 전적에서 유일 열세)의 혈투가 말해주듯 대한민국 최고 더비다. 과거 국제축구연맹(FIFA)도 인정할 만큼으로 매 경기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로 울산과 포항 팬들은 물론 K리그 모든 팬, 관계자들도 주목하는 빅 매치다.
현재 울산은 11승 5무 3패 승점 38점으로 선두에 올라 있다. 포항은 9승 7무 3패 승점 34점으로 김천상무(승점36, 2위)에 이어 3위다. 이번 경기에서 울산이 승리할 경우 격차를 7점으로 벌리며 치열한 선두권 경쟁에서 포항을 밀어낼 수 있다.
울산은 지난 26일 홈에서 열린 대구FC와 19라운드 홈경기에서 보야니치의 데뷔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거뒀다. 최근 리그 2연승이자 6경기 무패(4승 2무)를 질주했다.
준비된 장면이 결과로 이어졌다. 왼쪽 풀백인 이명재가 전방으로 절묘한 왼발 패스를 찔렀고, 보야니치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뜨린 후 문전에서 골키퍼를 앞에 두고 재치 있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보야니치는 배에 공을 넣고 12월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세리머니를 바쳤다.
홍명보 감독은 “주민규가 가운데에서 고립됐고, 상대가 맨투맨 마킹으로 계속 따라다녔다. 그 상황을 이용했다. 주민규가 내려오고 보야니치가 뒷공간을 침투했다. 준비했던 장면이었다. 이명재의 패스도 훌륭했고, 마무리도 좋았다”라고 극찬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울산은 2월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K리그1, 최근 코리아컵까지 주중과 주말로 이어지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전에서 젊은 피를 대거 가동했다. 강민우, 최강민, 강윤구가 선발로 출전했고, 장시영과 홍재석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의 로컬 보이 강민우는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23일 제주유나이티드 원정에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이 불발됐다. 3일 뒤 대구전에서 깜짝 선발 출격해 주장인 김기희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다. 스피드, 제공권, 대인마크 등 자신의 장점을 발휘했다. 보완할 점도 있었지만, 데뷔전에서 왜 울산이 구단 최초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는지 증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강민우는 데뷔전이었다. 몇 장면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첫 경기 치고 수비적인 면에 있어 안정적으로 잘했다”라고 격려하며 힘을 실어줬다.
강민우는 “어느 정도 설렘을 안고 경기장에 들어갔다. 긴장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긴장은 안 됐다. 훈련할 때도 그렇고 형들이 경기 때 자신감을 심어줬다”면서, “조금 더 자신 있게 플레이했으면 좋았을 텐데, 막상 들어가서 안 된 부분은 조금 아쉽다. 이제 프로답게 템포에 적응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는 뜻을 내비쳤다.
강민우를 포함해 이미 최강민, 강윤구, 장시영이 각 포지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가올 포항전에서 젊은 피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울산(19경기 37득점 22실점)은 팀 득점, 포항(19경기 28득점 18실점) 최소 실점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 울산의 최후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조현우와 이달 초 생애 첫 태극 마크를 달았던 포항 황인재의 국가대표 수문장 맞대결도 흥미를 끈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포항에 강하다. 2021시즌부터 총 12번 만나 6승 4무 2패(리그 기준)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울산이 에사카 아타루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챙겼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 에너지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가용 자원을 확인하고, 회복에 집중하면서 전술적으로 잘 준비하겠다”라며 연승 행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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