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줄어든 근로시간, 여가시간 '컴퓨터 게임' 영향?

최정희 2024. 6.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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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컴퓨터 여가와 노동공급 관련 BOK이슈노트 발간
男 청년층 주당 근로시간, 컴퓨터 여가로 4.6시간 줄어
女 청년층은 1.4시간 줄었는데 전체 근로시간의 99% 영향
"나이 들어서도 컴퓨터 여가 보내면 중장년층 근로시간도 준다"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인터넷 등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청년층이 컴퓨터를 활용해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쇼핑 등 검색을 하는 데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여가 활동이 노동 공급을 감소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컴퓨터 게임 등의 취미 활동은 돈보다는 시간을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게임 같은 취미 활동이 근로시간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 청년층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출처: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8일 발간한 ‘컴퓨터 관련 여가(recreational computing)와 노동공급’이라는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를 이용해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의 근로시간은 감소하고 여가 시간은 증가했다. 주5일 근무제,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제도적 변화가 있지만 일·여가에 대한 선호도 변화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이 늘어났다. 1999년엔 남성의 컴퓨터 여가 시간은 1.5시간, 여성은 0.4시간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남성이 7.3시간, 여성이 4.5시간으로 크게 증가했다. 청년층 남성은 컴퓨터를 활용해 주로 게임을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1999년 게임 시간은 주당 0.7시간이었으나 2019년엔 4.9시간으로 대폭 증가했다. 여성은 인터넷 정보 검색에 시간을 썼는데 1999년엔 주당 0.1시간에서 2019년 1.8시간으로 늘어났다. 게임 시간도 이 기간 0.1시간에서 1.2시간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이 노동공급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보고서의 골자다. 한은이 여가엥겔곡선(Leisure Engel Curve)을 통해 노동공급이 감소하면서 총 여가 시간이 증가할 때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 시간이 어느 정도 늘어날지를 예측해 조사했더니 모든 인구집단에서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을 더 크게 늘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가시간이 1만큼 늘어나면 남성 청년층은 컴퓨터 하는데 보내는 시간을 2.26이나 늘렸다. 여성청년층과 중장년층도 각각 1.60, 1.62만큼 늘렸다. 남성 중장년층은 그나마 적은 1.16 만큼 늘렸다.

특히 컴퓨터 여가 활동 시간 증가는 남성 청년층의 노동공급 감소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은 남성 청년층의 노동공급을 10.7%, 여성 청년층의 노동공급을 6.3% 감소시켰다. 남성 중장년층과 여성 중장년층의 노동공급은 각각 4.9%, 3.7% 줄어들었다.

이를 주당 시간으로 환산하면 컴퓨터 여가 활동은 남성 근로시간을 4.6시간 감소시켰다. 이 기간 실제 남성 청년층의 주당 근로시간이 6.7시간 줄었는데 컴퓨터 여가 활동이 68.7%나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여성 청년층은 컴퓨터 여가 활동이 근로시간을 1.4시간 줄었는데 전체 근로시간 감소 1.5시간의 99.2%나 영향을 미쳤다.

중장년층의 경우 컴퓨터 여가 활동이 근로시간을 크게 줄이진 않았다. 남성 중장년층은 컴퓨터 여가 활동 증가로 근로시간이 2.1시간, 여성은 1시간만 줄어들었다. 이는 남성 중장년층과 여성 중장년층의 전체 근로시간 감소분 4.6시간, 3.3시간 대비 절반 이하에 해당한다.

조강철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은 이에 필요한 돈보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노동공급에 들어가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며 “여가 활동이 근로시간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청년층이 나이가 들어서도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추후엔 중장년층의 노동공급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차장은 “우리 경제가 급속한 고령화 진전으로 노동공급 감소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생산성을 꾸준히 높여가는 것이 과거에 비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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