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사냥 나선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의 사람들

이원석 기자 2024. 6.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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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 한동훈 곁엔 장동혁·주진우·배현진 등 친한·구친윤 현역 모여
원희룡 주변엔 인요한·박성민·이용 등 ‘찐윤’ 결집…나경원 캠프엔 조경태·이주영 등 중진 참여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 대진표가 확정됐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지난 총선을 이끌었던 한동훈 후보,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내고 지난 총선에서 보수 험지로 꼽히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붙었던 원희룡 후보, 당내 여성 최다선이자 수도권 5선인 나경원 후보, 역시 수도권 5선 중진 현역인 윤상현 후보가 출마하며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각 당권 주자를 직간접적으로 돕는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선거 전략과 구도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시사저널 최준필

제2연평해전 유족이 韓 후원회장 맡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후보 곁엔 비대위원장 때 함께했던 친한(親한동훈) 그룹이 의리를 지키고 선 모습이다. 한 후보의 비서실장이었던 김형동 의원을 비롯해 대변인 박정하, 비대위원 한지아·김예지 의원 등이 직간접적으로 지원·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무총장이었던 장동혁 의원은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 격으로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냈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정광재 전 대변인은 공보, 비대위원을 맡았던 장서정 전 위원은 홍보 실무를 맡아 '시작 캠프'를 가동하고 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로 국민의힘에 영입돼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진종오 의원 역시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하며 한 후보와 발을 맞추게 됐다. 진 의원은 한 후보의 제안으로 출마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진 의원과 같이 다수의 '한동훈 영입인재'들이 한 전 위원장을 지원하거나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입성에 성공한 초선 김소희·유용원·정성국·우재준·고동진·김상욱 의원 등의 이름이 언급된다.

이들 중 대다수는 초·재선으로 한동훈 비대위 이전엔 비주류로 분류되던 인사들이다. 주류인 친윤(親윤석열)과는 거리가 있다. 한 후보가 총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충돌하는 등 관계가 멀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 후보는 검찰 시절부터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윤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한 후보는 최근 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통령실 외압 의혹 등이 있는 해병대원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원칙적 찬성 의사를 밝혀 이번 전당대회에서 비윤(非윤석열) 포지션을 가져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한 후보를 돕고 싶어도 공개적인 지원을 꺼리는 인사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배현진·박정훈·주진우 의원 등 일부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직간접적으로 한 후보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 의원 역시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주 의원은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검찰 시절부터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되던 인물이다. 다만 주 의원 역시 총선을 거치며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다소 멀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의원 역시 한때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인사다.

한 후보 캠프 후원회장은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씨가 맡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캠프 측은 "우리나라 호국영웅의 헌신을 기억하고 보훈의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의미에서 김한나씨에게 후원회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 서해수호의날 행사에서 한 후보를 처음 만난 이후 지속적으로 교류해 오면서, 바쁜 와중에도 격려문자도 보내주시고 동화책 제작 프로젝트 후원금 모금에도 힘써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며 후원회장직 수락 이유를 밝혔다.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후보로 꼽히는 원희룡 후보 주변에는 이른바 '찐윤'(진짜 윤석열계) 인사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앞서 시사저널은 원 후보가 출마를 공식화하기 전날인 6월19일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보도했다(제1810호 '[단독] 원희룡, 전당대회 출마 선언 전날 尹 대통령 만났다' 참조), 원 후보의 출마에 윤 대통령과의 교감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의 혁신위원장을 지냈던 인요한 의원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출신인 김민전 의원은  원 후보의 러닝메이트 최고위원 후보로,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은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언급된다. 이들 모두 친윤으로 평가되는 인사들이다. 

이 외에도 박성민·구자근·정동만 의원 등 친윤으로 분류되는 영남 지역 초·재선 의원 상당수가 물밑에서 원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수행팀장을 지내며 윤 대통령의 깊은 신뢰를 받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용 전 의원도 캠프를 출입하며 원 후보를 적극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시사저널 최준필

원 전 장관의 '원팀 캠프' 공보는 이젬마 경희대 교수와 이준우 당 미디어특위 위원이 맡았다. 이 교수는 인요한 혁신위에서 위원을 지냈고, 이준우 위원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보좌관으로 조 대표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비리 등을 추적해 당내에서 '조국 저격수'로 불린다.

당내에선 윤심의 지원을 받는 원 후보 캠프의 문을 두드리는 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 후보도 6월2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 무도한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겠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고 밝히며 자신이 윤심 후보임을 강조했다.

'재집권 캠프'라는 이름으로 캠프를 꾸린 나 후보 주변엔 계파색이 옅은 중진 정치인들이 눈에 띈다. 당내 최다선인 6선 조경태 의원이 좌장을 맡았고 5선 의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당내 원로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이 상임고문으로 합류했다. 캠프 실무는 당 사무총장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이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령·김민수 당 대변인이 캠프 대변인으로 영입되며 공보 기능을 강화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 최준필

각 후보들, 지방 돌며 지지 호소 나서

나 후보는 한동훈·원희룡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간 러닝메이트 지정을 "여의도 사투리" "아주 나쁜 전당대회의 모습이고 줄 세우기"라고 비판하면서 직접적으로 러닝메이트를 두고 있진 않다. 다만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정식 전 국민의힘 청년대변인, 박홍준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장, 박준형 리빌드코리아 대표 등 3인을 지원사격하며 비공식적으로 연대를 구성하는 모습이다.

윤상현 후보의 '보수혁명 캠프'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수 전 의원이 총괄을 맡으며 지원하고 있다. 재선 의원 출신인 이완영 전 의원과 21대 비례 출신 최승재 전 의원도 윤 의원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주자들이 지방을 돌며 본격적으로 지지 호소에 나선 가운데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지원 회동'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주자들이 가장 많은 당심이 있는 대구·경북 등 영남을 가장 먼저 찾은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원희룡·나경원 후보를 만나 격려했다. 그러나 홍 시장과 이 지사는 6월27일 영남 지역을 방문한 한동훈 후보의 만남 요청은 거절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심의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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