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중계’하는 요지경 세상[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안진용 기자 2024. 6. 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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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사람 꼴이 아니었어요."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혼인 건수는 19만4000여 건인 반면, 이혼 건수는 9만2000여 건으로 집계됐는데요.

또한 배우 이범수와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통역사 이윤진은 "기괴한 모습의 이중생활, 은밀한 취미생활"이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남편을 저격했죠.

이 외에도 방송인 박지윤과 이혼 소송 중인 최동석은 SNS를 통해 "한 달 카드값 4500만 원, 과소비야?"라는 뼈있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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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사람 꼴이 아니었어요.”

지난 24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김청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1998년 이혼 후 세간의 이목을 피해 강원도 산속 암자에서 1년 반을 지냈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이혼이 흠이고, 인생의 결격 사유로 치부되던 시대의 그림자죠.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혼인 건수는 19만4000여 건인 반면, 이혼 건수는 9만2000여 건으로 집계됐는데요. 산술적으로 보면 2쌍이 결혼할 때 1쌍이 이혼하는 셈이니, 이혼 역시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자 선택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그런데 요즘 미디어에서 언급되는 이혼 사례를 보면 이를 감추기 급급했던 과거와는 정반대 지점에 놓인 것 같습니다. 이혼을 ‘중계’하는 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배우 황정음은 최근 “이혼 소송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남편에게 파경의 책임이 있다는 뉘앙스가 담긴 글을 다수 게재했는데요. 또한 배우 이범수와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통역사 이윤진은 “기괴한 모습의 이중생활, 은밀한 취미생활”이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남편을 저격했죠. 이 외에도 방송인 박지윤과 이혼 소송 중인 최동석은 SNS를 통해 “한 달 카드값 4500만 원, 과소비야?”라는 뼈있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죠. 황정음은 남편의 불륜 상대로 오해해 애먼 여성의 사진을 공개했다가 이 여성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됐습니다. 유명인들의 이혼 소식에 안타까워하던 대중들도 아직 진위를 가릴 수 없는 자극적 폭로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데요. 이들 부부 중에는 육아 예능을 통해 아이들의 모습이 TV에 노출된 사례도 있죠. 이혼이라는 결론에 다다른 어른들의 감정싸움을 담은 폭로성 글과 이를 여과 없이 옮긴 기사들을 접하게 될 그들의 자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유명인들의 이혼 중계를 부추긴다는 분석도 꽤 설득력 있게 들리는데요. 과거 이혼한 연예인은 마치 죄를 지은 듯 공백기를 갖곤 했죠. 이와 반대로 요즘은 이혼이 예능의 소재로서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황정음은 ‘SNL코리아’에 출연해 이혼을 웃음의 소재로 썼고, 최동석은 새로 론칭되는 이혼 예능에 캐스팅됐죠.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지만 이혼을 무기 삼아 일방의 주장을 쏟아내고 이를 흥밋거리로 다루는 행태는 못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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