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필터 속 마약 580억…교도소 동기들의 한탕 '덜미'(종합)

김예원 기자 유수연 기자 2024. 6. 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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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필터를 미국에서 국제택배로 들여오면서 필로폰 585억 원어치를 은닉해 밀수한 일당이 검거됐다.

A 씨 등 공범 3명은 교도소 동기 사이로, '던지기 수법'(도심 주택가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긴 뒤 거래) 대신 야산 땅속에 파묻는 방식으로 필로폰을 국내 유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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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택배로 밀반입…46명 입건 12명 구속
중국 국적 유통 총책, 현재 인터폴 적색 수배
28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가 마약 밀수에 이용된 공기청정기 필터와 압수된 필로폰을 공개했다. (마수대 제공)

(서울=뉴스1) 김예원 유수연 기자 = 공기청정기 필터를 미국에서 국제택배로 들여오면서 필로폰 585억 원어치를 은닉해 밀수한 일당이 검거됐다. A 씨 등 공범 3명은 교도소 동기 사이로, '던지기 수법'(도심 주택가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긴 뒤 거래) 대신 야산 땅속에 파묻는 방식으로 필로폰을 국내 유통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마약사범 가중처벌,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30대 A 씨 등 43명,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B 씨 등 3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국내 총책인 A 씨 등 12명은 구속됐으며 유통 총책인 중국 국적 C 씨는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리고 추적하고 있다. 이들 중 34명은 이미 검찰에 송치됐으며, 경찰은 남은 12명도 7월 내 검찰에 넘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 씨 등 주범들은 2023년 11월 5일부터 12월 23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미국발 항공기 국제택배로 배송시킨 공기청정기 필터에 필로폰 585억 원어치(17.6㎏)를 숨겨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그중 286억 원어치 필로폰 8.6㎏을 유통 직전 압수했다. 이는 28만 6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분량은 이미 유통이 됐거나 중간 유통책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택배도 유통되기 직전에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밀수를 계획한 주범 A, C 그리고 국내 수령 유통책 D 씨 3명은 교도소 동기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중국 국적이지만 2016년 강제 추행,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유통 과정에서 D 씨가 국제 택배를 수령하거나 이를 판매책에게 전달할 때 인근에서 감시하고 수취인 전화번호를 C 씨에게 넘기는 등 밀수입을 총괄했다. 검거 과정에서 D 씨가 아닌 경찰이 국제 택배를 대신 수령하자 수사팀 차량을 미행하다 도주하기도 했다. B 씨 등 3명은 휴대전화를 개통해 A 씨에게 유심(USIM)칩을 제공했다.

필로폰은 100g씩 플라스틱 통에 소분돼 야산에 파묻는 수법으로 판매자에게 전달됐고 다시 지난해 10월 17일부터 올해 5월 30일까지 수도권 일대 매수·투약자 26명의 손에 들어갔다.

남성신 마약범죄수사1계 계장은 "지난번엔 과일 통조림이었다면 이번엔 공기청정기에 은닉하는 등 밀수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며 "국내 유통 직전에 검거해 범죄 수익 환수 등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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