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전사자 유해 234번째 신원 확인…황정갑 일등중사
2008년 유해 수습 후 16년 만
6·25전쟁 당시 강원도 홍천군 부근에서 전사한 황정갑 일등중사(하사)의 신원이 유해발굴 16년 만에 확인됐다. 황 일등중사가 1951년 전사한 지 73년 만이다. 2004년 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파악된 전사자는 234명으로 늘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8일 오전 인천시에 있는 황 일등중사의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유해발굴감식단은 행사에서 황 일등중사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 패 및 유품 등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황 일등중사의 동생인 황계숙씨(91)는 앞서 2008년 6월 황 일등중사의 유해를 찾기 위해 유전자 시료 채취에 응했다. 이후 유해발굴감식단은 그해 7월 강원도 홍천군 삼마치 고개 일대에서 황 일등중사의 유해를 수습했다. 오른쪽 넙다리뼈와 위팔뼈, 정강이뼈, 왼쪽 종아리뼈, 발꿈치뼈 등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이후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를 더 정확한 최신 기술로 재분석해 16년 만에 가족관계를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생 황씨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황정갑 일등중사는 1930년 4월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태어났다. 해방 이후 충남 당진시에 정착했고 1949년 1월 제18연대에 자원 입대했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6·25전쟁 발발 즈음에 휴가를 받아 집에 왔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부대로 복귀해야 한다며 “계숙아, 잘 지내고 있어라. 오빠 갔다 올게”라고 말한 뒤 집을 떠났다.
황 일등중사는 ‘한강 방어선 전투’, ‘진천·청주 전투’, ‘기계·안강 전투’, ‘원산 진격전’, ‘길주·청진 진격전’ 등 주요 전투에 참전했다. 그러다 1951년 1월 스무 살의 나이로 ‘홍천 부근 전투’에서 전사했다.
고인의 외조카 김지태씨(59)는 “어머니는 해방 이후 남한에 내려오셔서 의지할 형제가 없어 그렇게 외삼촌을 찾으려고 애쓰셨는데, 이제 유해라도 찾았으니 국립묘지에 잘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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