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업 재조정' 릴레이 토론 돌입…삼성은 전략회의 마무리

이성락 2024. 6. 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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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28~29일 경영전략회의 개최
AI·반도체 투자 재원 확보 전략 등 논의
삼성 DX 이어 DS도 글로벌전략회의 마쳐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이 28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1박 2일 동안 사업 리밸런싱 작업과 관련한 '릴레이 토론'에 들어간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그룹이 사업 리밸런싱(재조정) 작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1박 2일 '릴레이 토론'에 돌입한다. 삼성은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글로벌전략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28일 SK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부터 이틀간 경기 이천 SK경영관리시스템(SKMS)연구소에서 '2024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이 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 3대 회의'로 불리는 정례 행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기업가치 제고 방안과 관련한 화두를 제시하는 중요한 자리다.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CEO 30여명이 총출동한다.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회장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하기 위해 출장길에 오른 최태원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 빅테크 경영진과 잇달아 회동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 와서 IT 인싸들과 매일 미팅하고 있다"며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고 밝혔다.

회의는 '릴레이 토론'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핵심 주제는 '투자 재원 확보'다. SK그룹 경영진은 AI·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래 성장 사업 분야의 투자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과 방법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AI 시대를 맞아 향후 2~3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생태계와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만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도 논의한다. 경영진은 배터리·바이오 등 미래 성장 유망 사업의 추진 효율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다양한 방안을 의논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SK온·엔무브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 매각 등 SK그룹을 둘러싼 여러 '통설'이 더욱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구체적 개편안보다 큰 틀의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글로벌전략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더팩트 DB

또한, SK그룹은 고유의 경영 체계인 SKMS 실천·강화를 위한 토론을 열 예정이다. 리밸런싱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강한 기업문화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9년 처음 정립했으며 지난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며 고도화되고 있는 SK 경영의 근간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MS는 19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1980년 유공, 1994년 한국이동통신, 2012년 하이닉스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며 "CEO들은 SKMS 의제를 올해 지속 과제로 삼아 이천포럼과 CEO세미나에서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삼성의 글로벌전략회의 일정은 마무리 단계다. 먼저 가전과 TV,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18일부터 사흘간 회의를 열었고, 26일부터 이틀 동안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회의를 진행했다. 전사부문도 회의를 마쳤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역시 회의를 통해 하반기 사업 전략을 가다듬었다.

회의에서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주요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 체제 아래 첫 전략회의를 연 DS부문이 지난해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이후 어떠한 방향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지 열띤 토론을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시급한 현안인 HBM 엔비디아 검증 통과와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력을 높여 해당 사업 글로벌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줄일 방안 등도 논의됐다고 한다. DX의 경우 조만간 출시되는 폴더블(접었다 펴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플립6' 시리즈를 포함한 주요 제품 판매와 AI 등 미래 사업 준비 전략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출장 성과가 공유됐다. 이달 초 이재용 회장은 2주간 미국 출장을 통해 메타·아마존·퀄컴 등 빅테크 CEO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출장을 통해 다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빅테크들과의 포괄적인 협력 노력은 글로벌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 계획으로 진화하며 위기 극복, 새로운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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