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괜찮다고 하는데, 1번타순은 웬만하면…” KIA의 문을 여는 타자는 늘 새롭고 짜릿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본인이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도, 체력적으로 조금 떨어져 있다.”
KIA 타이거즈는 타격의 팀이다. 올해 어떤 결과물을 받더라도 타선의 강점을 극대화해야 하는 건 변함없다. 최근 김도영~최형우~나성범 클린업트리오는 고정됐다. 이범호 감독도 여기에 손을 댈 마음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테이블세터는 매 경기 조금씩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리드오프의 변화 폭은 클 전망이다. 우선 2번의 경우 기본적으로 소크라테스 브리토다. 단, 좌투수 특히 움직임이 심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좌투수라면 소크라테스를 6~7번으로 내릴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라인업에서 뺄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소크라테스가 ‘메인 2번’이다.
주전 리드오프는 박찬호다. 그러나 근래 서건창, 이창진을 리드오프로 세우고 박찬호를 9번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유가 있다. 박찬호의 피로도 때문이다. 박찬호는 올 시즌 608.1이닝으로 수비이닝 리그 8위, 박성한(SSG 랜더스, 641이닝)에 이어 유격수 2위다.
유격수는 할 일이 많다. 초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포지션이다. 포수 다음으로 체력소모가 큰 포지션이다. 그런데 리드오프도 바쁘다. 1회말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수비를 끝내자마자 타격을 준비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숨돌릴 시간이 훨씬 짧다. 이후 선두타자로 들어서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어쨌든 타격을 가장 많이 하는 선수가 리드오프다.
그렇다고 박찬호의 포지션을 옮길 수 없으니, 타순이라도 옮겨서 체력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생각이다. 주전들 체력관리를 잘 해야 후반기 순위다툼서 좋은 경기력으로 잘 달릴 수 있다. 부상 방자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 기간에 “지금은 찬호가 컨디션이 좋으면 계속 1번을 치는 것인데, 체력적으로 좀 많이 지쳤다. 빼 주려고 해도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까. 내가 볼 땐 조금 체력이 떨어져서 타순을 밑으로 내리든지, 좀 편하게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창진, 서건창 등 매일 경기에 나가지 않는 타자들이 리드오프를 맡을 때 효과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를 많이 안 나갔던 친구들,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하는 친구들도 1번에 놓으면 아무래도 더 하고자 하는 의욕에 엔도르핀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1번 타순은 웬만하면 가끔씩 바꿔가면서 하려고 한다. 다른 타순은 지금 이대로 가는 게 낫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한다”라고 했다.
사실 박찬호도, 김도영도 이닝 소화가 많다. 이범호 감독은 “여유를 찾으면 한 번씩 스타팅에서 빼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반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후반기에 부상이 오기 전에 1경기를 쉬게 해주는 게, 1승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 부상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KIA가 선두다툼에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때문에 박찬호와 김도영의 체력안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나마 김도영은 젊고, 박찬호는 타순 조정으로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 당장 이창진이 최근 2경기 연속 리드오프로 출전해 연이틀 2안타씩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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