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현, 완성형 선발 투수로 성장한다 "7이닝도 던지고 싶어요"
이제는 평범한 불펜 자원이 아니다. 선발 투수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22)이 완성형 선발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5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던 시즌 초반과 달리, 최근에는 6이닝도 거뜬히 막아내는 든든한 투구력을 수차례 선보이고 있다.
이승현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LG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전해 팀의 2 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이승현은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해냈다.
이 덕분에 삼성은 LG전 2연패를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3위였던 순위도 한 단계 뛰어올라 2위에 안착하게 됐다.
시즌 4번째 6이닝 투구였다. 이승현의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이다. 총 88구를 던진 이승현은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LG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가 찍혔다.
경기 후 이승현은 "이렇게 많은 승리를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진만 감독 역시 "어려운 경기에서 이승현이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줬다"며 호투를 칭찬했다.
프로 4년 차인 이승현은 2021년 삼성에 입단했다. 줄곧 구원 투수로 경기에 나섰다. 불펜 요원으로서 2021년 41경기, 2022년 58경기, 2023년 48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선발 투수로 보직 변경이다.
투구 스타일에 변화가 필요했다. 이승현은 구원 투수로 뛸 당시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앞세워 힘으로 상대를 하는 유형의 투수였다. 하지만 선발 투수는 긴 이닝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적시에 완급 조절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또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줄 아는 게 유리하다.
지난 겨울 선발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승현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구단의 권유로 호주 야구 리그(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로 파견을 갔다. 여기에서 이승현은 새로운 구종인 커터와 체인지업을 연마했다.
생활적인 면도 많이 바꿨다. 이승현은 "운동하는 것, 몸 관리하는 것, 쉬는 것들을 모두 많이 바꿨던 것 같다"며 "날짜별로 운동했던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 특히 캐치볼을 하는 날과 쉬는 날을 정했던 게 컨디션을 올리는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도 병행했다. 이승현은 "힘들게 운동하다 보니 살이 계속 빠졌다. 사실 이 정도로 살을 빼려고 하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체력 관리 비결에 대해서는 "경기 전날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려 한다. 쌀밥을 많이 먹는다"고 덧붙였다.
노력의 결과는 나타나고 있다. 이승현은 올해 12경기 6승 3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16으로 이날 경기 후 더 좋아졌다. 특히 6월에는 절정의 기량을 보여줬다. 이승현은 6월 5경기에 나서 3승(무패)을 쌓았다. 평균자책점은 1.29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이승현이 6월 월간 최우수 선수(MVP)를 수상하기에도 충분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승현은 이에 대해 "잘 모르겠다. 제가 판단할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받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낸 이승현은 후반기 목표에 대해서 "아직 세운 게 없다"고 답했다. 이승현은 "그냥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잘 돌았으면 좋겠다"며 "그러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이번 시즌에 6이닝을 던진 게 이제 4번째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계속 6이닝, 더 나아가서는 7이닝까지 던지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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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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