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 영, '삼식이 삼촌'으로 만난 기분 좋은 에너지[TF인터뷰]
재단 이사 레이첼 정 役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좋은 배우·감독·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서 그저 행복했다는 티파니 영. 그가 얼마나 연기와 작품 그리고 '삼식이 삼촌'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극 중 레이첼 정이 좋은 리더를 만드는 게 원대한 계획이었다면 티파니 영은 긍정적인 용기를 줄 수 있는 배우이자 사람이 되고 싶단다. 최정상을 찍은 뒤에도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티파니 영이다.
티파니 영이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극본·연출 신연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올브라이트 재단 이사 레이첼 정을 연기한 티파니 영은 "서로가 서포트를 해서 꿈을 이룬다는 '삼식이 삼촌'의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며 "행복한 메시지를 가진 캐릭터를 만나게 돼서 영광이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니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총 16부작으로 지난 19일 전편 공개됐다.
티파니 영이 연기한 레이첼 정은 재단의 사업을 이끄는 인물이다. 그는 한국에서 국가재건사업을 꿈꾸는 김산을 만나면서 그의 목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밝은 미소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때로는 침착하고 진중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티파니 영은 이런 레이첼 정의 독특함에 반해서 출연을 결심했다. 특히 삼식이 삼촌과 김산이라는 인물이 자석처럼 서로에게 끌린 뒤 함께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단다. 근데 이 관계에 레이첼 정이 투입되는 점이 더욱 재밌었다고 밝혔다.
"극 중 레이첼 정이 '복어 같은 여자'라고 불리는데 이게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 느낌을 잘 살리고 싶어서 복어 공부도 진짜 열심히 했죠. 스스로는 흔들리지 않는데 어느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굉장히 투명하고 솔직한 편이어서 레이첼 정처럼 복어 같은 모습을 지니고 싶기도 한 것 같아요.(웃음)"
레이첼 정은 김산에게 자신의 친오빠 마이클을 소개하며 한국 정부의 지불 보증과 사업을 이끌어 나갈 리더만 있다면 기술 이전도 가능하다는 제안을 하며 그의 국가재건사업을 지지한다. 또한 삼식이 삼촌에게 우등생이었던 김산을 오래전부터 알았음을 이야기하는 등 복잡한 관계의 중심에 선 인물이었다.
특히 레이첼 정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인물이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출생인 티파니 영은 이런 레이첼 정을 매력 넘치는 연기로 표현해 호평을 이끌었다. 그는 "퍼스널한 선택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연식 감독님도 아마 제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근데 나중에는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영어 안 하는 역할로요. 애드리브가 약한 편이어서 대본에 쓰인 대로 충실히 했는데 그동안 작사 작곡을 했던 경험이 많이 도움 됐어요. 작가님의 의도를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작품은 낭만의 시대, 반란을 주도하는 인물의 서사를 풀어가기 때문에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전개된다. 하지만 레이첼 정과 김산의 러브라인이 등장하며 분위기가 환기되기도 했다. 극의 중심을 잡는 러브라인이었기 때문에 부담감도 있었을 터. 티파니 영은 "키스신은 정말 '초집중'해서 찍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김산과 레이첼 정이 왜 서로를 좋아할지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이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스파크가 터진 것 같고 장면이 그만큼 잘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변요한 배우랑 신연식 감독님이랑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잘 나온 것 같아서 그저 감사해요."
티파니 영에게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던 '삼식이 삼촌'. 그러나 이질감 없이 소화해 내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발랄함이 배역의 매력을 더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단다. 티파니 영은 "하면 할수록 부족한 부분만 보였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얼른 하고 싶다"며 "음악적으로는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가지지 않는다. 배우로서는 있기 때문에 다음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7년 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뒤 '재벌집 막내아들'을 시작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티파니 영. 최근에는 뮤지컬 '시카고'까지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칭찬만 따르던 건 아니었다. 비판의 목소리도 들렸지만 티파니 영은 그럴수록 두려워하지 않고 액션을 취하기로 다짐했단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면 두려움보다는 액션을 취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는 연기를 그만큼 진심으로 사랑해요. 매일매일 최고의 현장에서 선배님, 그리고 파트너와 호흡하고 있는데 여기에 기대면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언제나 늘 부족할 테니까요. 계속 배우면서 유연한 모습으로 대처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렇듯 티파니 영의 마음이 강해질 수 있던 건 오랜 기간 함께 같은 길을 걸어온 소녀시대 멤버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데뷔 17년 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는 소녀시대. 티파니 영은 소녀시대 이야기가 나오자 특유의 아름다운 미소를 활짝 지었다. 그가 소녀시대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제 인생에서 너무너무 훌륭한 파트너예요. 싸웠던 때도 많았지만 그 시기를 모두 지나서 이제는 정말 끈끈한 가족 같은, 제 일부가 된 것 같아요. 여전히 가장 가까운 사이로 남았다는 게 너무 뿌듯해요. 소녀시대가 '믿고 듣는 뮤지션'이 됐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듣는데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도 연기에 계속 도전하고 있는데 저도 보면서 계속 영감을 받아요. 꿈도 꾸고요. 서로가 너무 좋은 나침반이 되는 것 같아요."
레이첼 정이 한국에 와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딱 하나였다. 훌륭하고 좋은 리더를 만드는 것. 그럼 배우 티파니 영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인간 황미영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힘 있게 말했다.
"티파니 영을 보면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고 많이들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티파니 영의 선택이라면 나도 한 번 해봐야지'라는 긍정적인 용기를 줄 수 있는 배우이자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안정감을 주는 사람도 되고 싶어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방송과 스테이지를 넘나들며 힘들 때도 정말 많았어요. 근데 상담 치료도 많이 받고 요즘에는 여러 프로젝트도 도전해 보면서 제2막을 만들고 있어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감을 주는 그런 황미영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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