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4 시즌5 "홀수 시즌은 정말 버리는 카드인가?"
"블리자드가 홀수 시즌은 진짜 신경을 덜 쓰나?"
블리자드 '디아블로4' 시즌5 PTR 서버를 플레이한 소감이다. 대격변 패치로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한 지난 시즌 PTR과 비교하면 꽤 초라했다.
한국 시간 26일 오전 2시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 시즌5 출시에 앞서 PTR 서버를 오픈했다. 시즌5에 출시될 신규 콘텐츠 '지옥불 군세'와 신규 아이템 및 밸런스 등을 미리 선보여 피드백을 받기 위함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PTR 서버는 아쉽다. 라이브 서버 업데이트에 앞서 피드백을 받기 위한 테스트이지만, 개선점이 많이 보였다. 신규 콘텐츠 지옥불 군세는 플레이 경험이 루즈했고, 대미지 관련 버그도 등장했다.
유저들과 인플루언서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지옥불 군세 너무 지루하다", "지옥의 제안 효과가 재미없다", "드루이드는 버그로 6000조 대미지 나온다", "지옥불 군세의 나침반 얻기 너무 힘들다" 등 피드백이 쏟아졌다.
이쯤되면 홀수 시즌의 저주라고 오해를 살만하다. 오죽하면 유저들이 짝수 시즌 개발진과 홀수 시즌 개발진을 구분해 지적하기도 한다. 시즌4와 확장팩 소식으로 한껏 올라간 기대감이 확 식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블리자드가 이를 인지하고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핫픽스로 지옥불 군세의 나침반과 심연의 두루마리 수급 개선, 지옥불 군세 몹팩 증가 등을 예고했다.
■ 개선이 필요한 신규 콘텐츠
시즌5에 추가될 신규 콘텐츠 '지옥불 군세'는 일종의 디펜스 콘텐츠다. 공세마다 몰려드는 몬스터를 처치하고 중간중간 '지옥의 제안'에서 이로운 효과인 은총과 페널티 효과인 재앙을 선택해 적절하게 난도 조절이 가능하다. 모든 단계를 클리어하면 다양한 보상을 얻는다.
많은 유저들이 지적했듯이 초반 공세의 루즈함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웨이브 방식으로 이뤄지는 디펜스 콘텐츠는 유저 선택에 따른 난도 조절로 플레이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초반부에는 약하지만 점점 강한 몬스터들이 등장하면서 단계적으로 콘텐츠를 공략해나가는 느낌을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옥불 군세도 이를 위해 단계적인 몬스터 수 조절과 정예 몬스터 등장 빈도, 지옥의 제안 등으로 난도를 조절했다. 다만, 그 정도가 미비하고 천편일률적이다.
지옥불 군세의 나침반 3단계 기준으로 총 5번의 공세가 이어진다. 각 공세는 90초이며, 몬스터를 빠르게 처치해도 다음 몬스터가 빨리 스폰 되거나 남은 시간이 줄지는 않는다. 게다가 등장하는 몬스터의 수도 굉장히 적다.
몬스터의 수와 스폰 타임, 공세 간의 시간은 쉽게 개선할 수 있지만, 지옥의 제안은 은총과 재앙 효과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디펜스 콘텐츠는 유저 선택에 따라 단계적인 난도 조절을 통한 플레이 경험이 중요하다.
지옥의 제안이 단계적인 난도 조절을 담당하는 시스템이지만 그 효과가 대부분 주는 피해 증가, 받는 피해 증가, 강력한 몬스터 등장 등 매력적이지 않은 효과로 구성됐다.
효과가 매력적이지 않다 보니 이로운 효과와 페널티에 상관없이 조금이라도 불타는 에테르를 많이 획득할 수 있는 특성을 선택하게 만든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TFT에는 증강체 시스템이 있다. 정해진 라운드마다 플레이어에게 도움이 되거나 유닛 구성 콘셉트에 맞는 효과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간단한 예시로 신화 시너지 캐릭터 중에 니코라는 유닛이있다. 증강체에서 '만개를 받아라!'가 등장하면 니코의 스킬이 대폭 강화돼 캐리 유닛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보석 건틀릿 같은 전투형 증강체를 함께 채용하면 완벽한 캐리 유닛이 된다.
물론 게임의 장르와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증강체 시스템처럼 각 공세마다 선택한 이로운 효과와 페널티가 유기적으로 영향을 준다면 난도 조절과 보상, 재미를 위해 좀 더 고민하고 즐겁게 플레이할 것이다.
■ 대폭 개선된 우두머리 콘텐츠 편의성
시즌5 PTR 서버에는 우두머리 관련 편의성이 대폭 증가했다. 이전 시즌까지는 우두머리 처치 후 같은 우두머리와 다시 싸우려면 던전에서 퇴장해 던전을 초기화하고 재입장해야 했다.
특히 200레벨 우버 보스 등 로테 파티를 운영할 때 굉장히 불편했다. 로테 파티는 각 파티원이 돌아가면서 보스를 한 번씩 소환하는 파티다. 4명의 파티원이 한 번씩 보스를 소환하려면 첫 입장 이후 3번 재입장을 해야 했다.
이제는 우두머리를 처치하면 소환 제단이 다시 등장한다. 던전을 초기화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바로 우두머리 소환이 가능하다. 솔로 플레이뿐만 아니라 로테 파티의 편의성이 대폭 증가했다.
또한 우두머리 '바르샨' 소환에 필요한 재료가 대폭 줄어들 예정이다. 기존에는 피가 꿀럭대는 머리와 검게 그을린 대퇴골, 떨리는 손, 악의 심장까지 총 4개의 재료가 필요했다. 재료 드롭처도 제각각이었으나 시즌5부터는 소환 재료가 '악의 심장' 1가지로 변경돼 편해졌다. PTR 서버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았지만, 시즌5에는 적용된다.
이외에도 속삭임 퀘스트 완료에 필요한 시간 감소, 보물 고블린 기대 보상 증가, 우버 유니크 드롭처 확대, 직업별 착용 무기 유형 확대 등 다양한 편의성 개선이 적용됐다.
■ PTR 서버라도 버그가 너무 많다
- PTR 서버에서 높은 대미지로 화제가 된 드루이드 빌드
PTR 서버 오픈 초기인 만큼 아직 밸런스에 대해 논할 단계는 아니다. 직업마다 빌드 연구가 한창이고, 개선의 여지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버그로 인한 비정상적인 대미지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최근 커뮤니티에 유행하는 이야기가 있다. "버그성 대미지를 발견하면 커뮤니티에 알리지 말고 조용히 꿀 빨자"라는 팁이다. 지난 시즌 동안 도적의 희생 패시브 더블 디핑 버그, 드루이드의 싹쓸바람 중첩 버그 등 비약적으로 높은 대미지를 내는 빌드가 등장했다.
시즌5 PTR 서버도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버그를 이용해 조 단위의 대미지를 내는 빌드가 등장했다. 문제는 버그가 수정돼 라이브 서버에 적용되는 빌드가 있는 반면, 그대로 라이브 서버에 적용돼 유저들이 애용하는 빌드도 있다.
이는 경쟁이 없는 게임이라도 개선돼야 한다. 밸런스가 잘 맞아서 직업 간 격차가 없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어느 게임이든 밸런스는 문제가 되고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와 같다. 그러나 버그로 인해 격차가 발생하면 유저들은 상실감을 느낀다.
또한 빌드 연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버그성 대미지가 나오면 해당 빌드가 라이브 서버에서 수정이 될지, 안될지, 수정이 된다면 어느 정도의 대미지가 나오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피드백을 받기 위한 테스트 서버지만 최소한의 버그는 수정해서 나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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