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연인 사이 애정 표현" vs 피해 선수 "상대 행위에 당황"

김희준 기자 2024. 6. 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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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뉴시스] 김근수 기자 = 7일 경기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4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시니어 프리스케이팅 싱글에서 이해인이 연기를 하고 있다. 2024.01.07.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19·고려대)이 해외 전지훈련 기간 술을 마시고 미성년자인 이성 후배 선수를 성추행해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가운데 피해 선수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해인은 후배 선수와 교제했으며 연인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애정 표현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해 선수 A는 교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징계의 원인이 된 행위가 벌어졌을 당시 무척 당황했다는 입장이다.

이해인은 또 다른 여자 싱글 선수 B와 함께 지난 5월 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중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돼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됐다.

빙상연맹은 조사 과정에서 음주 외에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빙상연맹은 지난 20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이해인이 음주 외에 A를 성추행했다며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해인과 함께 술을 마신 또 다른 여자 싱글 선수 B에게는 이해인의 동의 없이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사진을 찍은 뒤 A에게 보여줬다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미성년자인 A는 이성 선수 숙소를 방문한 것이 강화훈련 규정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견책 조치했다.

빙상연맹의 중징계 결정이 나오고 일주일 뒤 이해인은 당사자가 자신임을 공개하며 대처에 나섰다.

이해인 측 법률대리인 김가람 변호사는 지난 27일 "이해인이 A를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 둘은 연인 관계였다"며 "부모님의 반대로 한 차례 헤어진 적이 있는 만큼, 이해인은 해당 선수와 교제하는 사실을 빙상연맹에 알리지 않았다. 두 사람이 연인 관계라는 것을 연맹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오인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인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술을 마신 것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A는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였다.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A와 다시 사귀게 됐으나 부모님께 그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비밀로 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또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표현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오해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A 측도 입장을 내놨다.

A의 법률대리인 손원우 변호사는 같은 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해인과 A는 2023년 7월부터 10월초까지 교제하다가 이해인의 이별 통보로 헤어졌다. 두 선수는 2024년 5월 피겨 국가대표의 이탈리아 전지훈련이 시작되고 2~3일 후 다시 만났다"며 문제의 행위가 일어날 당시 교제 중이었던 점을 시인했다.

이어 "A는 이해인과 가급적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이해인이 이야기를 하자며 숙소로 불렀다. 이해인이 다시 만나보자는 제안을 했고, A는 다음 날 그렇게 하자고 했다"며 이성 숙소를 방문하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다만 손 변호사는 "전지훈련 기간 중 A가 이해인의 방을 방문했고, 이해인이 성추행 혐의를 받게 된 행위가 이뤄졌다. A는 많이 당황하고 놀라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고 했다.

A는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해인과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이별을 통보했다.

손 변호사는 "이후 이해인이 '비밀 연애를 하자'고 제안했고, A가 받아들였다. 비밀 연애를 하며 한 번씩 해외 전지훈련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고, 이 사건에 관한 사후 증거 수집 등 대처를 위해 당시 상황에 대해 질의했다"며 "이런 사실을 깨달은 A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훈련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해인의 중징계 빌미가 된 성추행을 두고 양 측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면서 사태가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B도 "전지훈련 기간 중 음주한 것에 대해 반성하지만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사진을 찍어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또 "이해인의 사진을 찍은 것은 맞지만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다. 성적 불쾌감을 줄 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A에게 보여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일과 관련해 빙상연맹은 이해인과 다른 여자 선수 B를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반면 이해인과 B는 상위기구인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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