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굴러도 툴툴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있어” [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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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을 앞둔 아기는 첫걸음마를 준비한다.
몸을 뒤집고 배밀이를 하던 아기가 어느새 튼실한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선다.
임연재의 첫 창작 그림책 '돌돌돌'은 이 같은 성장의 시기, 작은 발을 놀려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자라나는 아이와 함께 읽기 좋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잘 건너기를 소망한 작가의 진심이 이 책 전체에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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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돌│임연재 글·그림│창비
첫돌을 앞둔 아기는 첫걸음마를 준비한다. 몸을 뒤집고 배밀이를 하던 아기가 어느새 튼실한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선다. 이 무렵 아기들은 호기심이 강해진다. 뒤뚱거리면서 이곳저곳을 탐색하고 넓은 세상을 차츰 알아간다. 임연재의 첫 창작 그림책 ‘돌돌돌’은 이 같은 성장의 시기, 작은 발을 놀려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자라나는 아이와 함께 읽기 좋다.
롤러스케이트를 탄 토끼와 킥보드를 탄 고양이가 달린다. 속도를 내다가 둘은 큰 바위에 부딪힌다. 결국 다친 팔과 다리에 붕대를 ‘돌돌’ 감는다. 얼마나 놀라고 아픈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눈물방울을 닮은 빗방울이 톡톡 쏟아진다. 그러더니 우산이 뒤집힐 만큼 거센 비바람이 불어와 토끼도 고양이도 풀도 꽃도 몸뚱이가 기운다. 일순간 몰입감을 높이며 이야기의 흐름에 전환을 가져다주는 장면이다.
붕대를 감은 토끼와 고양이의 눈에는 이제 자신들처럼 아프고 다친 존재들이 보인다. 둘은 줄기가 꺾인 꽃대에 붕대를 ‘돌돌돌’ 감아 준다. 망가진 롤러스케이트와 킥보드, 생채기 난 바위와 나무에도 마찬가지다. 울고 있는 곰에게도 다가가 안아 준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부드럽게 풀려 나와 아픈 존재를 감싸는 붕대는 화면을 리드미컬하게 잇는다. 독자는 이야기를 통과하며 아픔과 슬픔을 알아채고 다독이고 비로소 나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몇 년 전 작가는 심한 두통 때문에 응급실에 갔다. 병원에서 마주친 많은 사람의 아픔이 자신의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잘 건너기를 소망한 작가의 진심이 이 책 전체에 배어 있다. 오일 콩테, 색연필, 수채물감 등을 사용해 그림이 따뜻하고 뭉근하다. 환한 햇빛, 튼튼한 안전모, 보드라운 흙바닥, 달과 별의 빛깔로 변모하는 노란색은 따스함을 배가한다. 그 덕분일까.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껏 달릴 용기가 생긴다. 넘어지고 굴러도 툴툴 털고 일어날 새 기운이 솟는다. 38쪽, 1만5000원.
남지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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