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만 北 도왔다?…미8군, 6·25 조명하며 중국 뺐다

박응진 기자 2024. 6. 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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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지상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주한 미8군이 한국전쟁(6·25전쟁) 74주년을 조명하는 그래픽을 만들면서 북한의 남침을 도운 나라로 중국은 언급하지 않고 러시아만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국전쟁이 '중국과 소련의 지원을 받은 북한,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남한 사이의 전쟁'이라고 설명한 2020년 당시 그래픽과는 내용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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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는 밀착하고 한중·미중관계는 회복 및 관리 국면…美 의도에 '눈길'
미8군측, 게시물 삭제…"사람 따라 메시지 바뀔 수 있어, 정세와 전혀 무관"
주한 미 8군이 지난 지난 22일 미국 국방부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에 올린 제74주년 한국전쟁(6·25전쟁) 관련 그래픽. 작은 네모 안의 그래픽은 24일 미 8군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한 수정본.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반도에 지상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주한 미8군이 한국전쟁(6·25전쟁) 74주년을 조명하는 그래픽을 만들면서 북한의 남침을 도운 나라로 중국은 언급하지 않고 러시아만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미8군은 한국전쟁을 기념하는 그래픽을 제작해 지난 22일 미국 국방부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에 올렸다. 그래픽엔 한국전쟁 당시 국군과 미군의 모습이 '한국전쟁을 기억하다'란 문구와 함께 담겼다. 미8군은 매년 한국전쟁을 기념해 이런 그래픽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그래픽엔 '한국전쟁은 소비에트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북한이 남한을 침략한 전쟁으로, 공산주의에 맞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란 설명글이 붙었다.

이는 한국전쟁이 '중국과 소련의 지원을 받은 북한,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남한 사이의 전쟁'이라고 설명한 2020년 당시 그래픽과는 내용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국전쟁엔 대규모의 중공군이 직접 참전했고, 공식적인 교전국이 아닌 소련은 북한과 중공군에 전투기와 물자, 의료서비스 등 군사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그래픽과 메시지가 제작된 시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맺은 준군사동맹 성격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이를 발표하기 직전인 이달 18일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때문에 미국이 북러의 과도한 군사적 밀착을 의식해 한국전쟁 발발의 책임을 러시아에 더 크게 부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한중관계 및 미중관계가 회복 및 관리되는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중국에 대한 언급을 피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미8군 측은 다만 한국전쟁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뉴스1에 "해마다 그래픽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메시지가 바뀔 수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다"라면서 "최종본이 아닌 게 올라갔다"라고 해명했다.

이후 미 8군은 지난 25일 DVIDS가 아닌 미 8군 공식 페이스북에 일부 수정된 그래픽과 함께 새로운 설명글을 올렸다.

여기엔 △한국전쟁 발발일과 정전협정 체결일 △정전 이후 8군의 역할 △참전용사들에 대한 경의 등 내용만 담겼을 뿐, 중국과 소련 등 북한을 도운 나라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한편,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지난 24일 해외순방 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볼 때 누구(북한)인가 밀고 들어오고 있다"라면서 "이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좀 더 많은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브라운 의장은 그러면서 "이 세 나라가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부연했다고 VOA는 전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북한에 핵·미사일 관련 고급 군사기술을 이전하게 되면 한반도를 둘러싼 군비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북러 간 군사협력에 제동을 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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