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며 던졌다" 10실점 악몽 탈출 …ERA 3.07 상승했지만 '9번째 QS' 이마나가, 다시 신인왕 경쟁 불 붙이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직전 등판에서 무려 10실점(10자책)을 기록하며 프로 커리어 최악의 투구를 펼쳤던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내며 '신인왕'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3점대로 상승했다.
이마나가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3구,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좌완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이마나가는 지난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결과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약 735억원)의 계약을 통해 빅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에서 워낙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존재로 인해 빅리그 입성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마나가.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후 '실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마나가는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등판해 무려 4승을 쓸어담으며 평균자책점 0.98로 활약,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데뷔 9경기째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키는 등 5월에도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67로 압권의 모습을 펼쳤다. 그리고 13경기째 등판까지 7승 1패 평균자책점 1.89의 성적을 남기며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함께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선두를 질주했다.
그런데 지난 22일 등판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당시 이마나가는 뉴욕 메츠와 두 번째 맞대결을 갖게 됐는데, 3이닝 동안 무려 3개의 피홈런을 맞는 등 11피안타 1볼넷 10실점(10자책)으로 무너졌다. 경기 초반부터 이마나가가 던진 모든 공이 공략을 당한 셈이었다. 일본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3이닝 10실점 투구로 이마나가의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2.96으로 대폭 치솟았고, 이로 인해 신인왕과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멀어지는 그림이 형성됐다. 하지만 이번 등판에서 좋지 않은 흐름을 단 번에 끊어냈다.
이마나가는 1회말 경기 시작부터 오스틴 슬래터-엘리엇 라모스-윌머 플로레스로 이어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초 공격에서 3점의 지원을 받은 이마나가는 선두타자 맷 채프먼에게 볼넷을 내주며 이닝을 출발했으나, 흔들림 없이 호르헤 솔레어와 루이스 마토스, 타이로 에스트라다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까지 꽁꽁 묶어냈다. 그리고 3회 첫 위기까지 잘 넘겼다.
이마나가는 3회에도 시작부터 닉 아메드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엔 후속타자 커트 카살리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 2루 위기 상황에 놓였는데, 슬래터에게 땅볼을 유도하며 3루로 향하던 주자를 먼저 지워낸 뒤 라모스를 삼진, 플로레스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이마나가는 4회 채프먼-솔레어-마토스까지 완벽하게 봉쇄했고, 5회에도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요리하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이날 이마나가 투구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은 6회였다. 슬래터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시작한 이마나가는 라모스를 2루수 뜬공, 플로레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다. 그런데 채프먼에게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안타를 내주면서 두 번째 위기에 몰리더니, 솔레어에게는 하이 패스트볼에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자칫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타구였다.
첫 점수를 내준 뒤 이마나가는 갑작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폭투로 한 점을 더 헌납하며 2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2사 3루에서는 마토스에게 직구를 던져 내야에 머무르는 타구를 유도했는데, 이 타구가 굴절되면서 2루수 앞으로 굴렀고, 내야 안타로 연결되면서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그래도 이마나가는 후속타자 에스트라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며 15번째 등판을 마쳤다.
이날 이마나가는 6회 3실점으로 승리가와는 연이 닿지 못했다. 그리고 평균자책점 또한 2.96에서 3.07로 상승하면서 빅리그 진출 이후 첫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한 것은 분명한 수확이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출력을 떨어뜨려 상대를 막아낼 만한 기술은 없기 때문에 직전 등판(10실점)의 반성을 이번주에 살리는 것으로 했다"며 "3-0으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3점차를 유지한 채 불펜에게 연결하고 싶었지만, 그건 내 힘이 부족했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래도 이날 투구를 바탕으로 이마나가는 다시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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