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미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선택은?

2024. 6. 2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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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는 일본문부과학성 산하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NISTEP)가 발간한 '2023년 일본 과학기술 지표'의 내용을 담았다.

일본이 발표하는 논문의 수는 세계 5위지만 인용지수 상위 10%의 논문 수는 세계 13위, 상위 1%의 논문 수는 세계 12위로 내려갔다.

반면, 한국은 발표논문 수 8위, 상위 10% 논문 수 10위, 상위 1% 논문 수 11위를 차지했다.

그간 중국의 과학 논문은 발표는 많지만 질적 수준은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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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2023년 10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는 일본의 연구가 더 이상 세계적 수준이 아닌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30명에 가까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연구가 더 이상 세계적 수준이 아니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해당 기사는 일본문부과학성 산하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NISTEP)가 발간한 ‘2023년 일본 과학기술 지표’의 내용을 담았다. 일본이 발표하는 논문의 수는 세계 5위지만 인용지수 상위 10%의 논문 수는 세계 13위, 상위 1%의 논문 수는 세계 12위로 내려갔다. 반면, 한국은 발표논문 수 8위, 상위 10% 논문 수 10위, 상위 1% 논문 수 11위를 차지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가미 마사츠라 센터장은 “일본의 R&D 투자가 감소하는 사이 다른 국가들이 추월하게 되었는데, 이는 일본 연구자의 생산성 하락이 아닌 다른 나라의 연구환경이 개선된 영향”이라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은 1990년대 후반 장기적인 경제 둔화로 R&D 투자를 축소시킨 바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발생한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최근에 발표된 ‘네이처 인덱스’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중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의 과학 논문은 발표는 많지만 질적 수준은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세계적 공신력을 가진 네이처 인덱스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중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과학강국이 된 것이다. 중국의 이런 급격한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R&D 투자는 지난 20년 간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구개발(R&D)에 있어 예산이 전부는 아니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훌륭한 연구는 기대할 수 없다.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R&D 투자가 이어져야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안목으로 연구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에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에서 2025년도 국가 R&D 예산을 올해 대비 13.2% 증액하는 안이 확정됐다. 2024년 R&D 예산 삭감 이후 다시 2023년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과기정통부 혁신본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선도형 R&D로의 체질 전환’이라는 큰 정책 틀에서 혁신·도전형 R&D와 글로벌 R&D의 시스템 개혁 등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다.

출연연도 국가 차원의 핵심전략기술 확보와 기관 고유임무 수행 연구에 집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주요사업 예산이 22% 가량 증액되었다. 매우 환영할 일이다. 증액된 예산을 토대로 다양한 연구주체 간 전략적 협업을 통해 연구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개방형 협력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또한 출연연 생태계의 역동성과 지식 유동성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구와 인력 운용의 자율성을 확대한 것 역시 글로벌 우수인재 유치나 연구기관 간 칸막이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KAIST 등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에 이어, 올해 초에 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되었다. 출연연은 이제 자율성에 기반한 책임감 있는 연구, 세계 최고의 훌륭한 연구 성과로 우리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다고 마냥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대로 해야 한다. 출연연이 국가 핵심전략기술을 선도하고 임무중심 국가연구소로서 거듭나는 파란(破卵)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글로벌 퍼스트 무버로 이끄는 선봉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흔히들 일본의 현재가 우리나라의 10년 뒤라고 말한다. 대체로 그래왔기에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말이기도 하다. NISTEP의 뼈아픈 반성이 10년 뒤 우리나라의 반성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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