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고심하는 나스닥의 중국기업…연쇄 주가폭락에 심사강화
[편집자주] 불법업체들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이 이제는 해외증시에 상장된 기업을 활용해 개미들을 울리고 있다. 주로 홍콩증시와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기업이 동원된다. 주식을 선행매수한 리딩방 일당이 추천하는 정보를 믿은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거두고 잠적해버린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일 년 넘게 피해가 반복되는데 감독당국은 이제야 사태 파악에 나선 상태다. 본지는 중국주식 리딩방 연속 보도로 투자자 피해를 막는데 주력해왔다.
미국 나스닥이 상장을 승인해준 중국기업들의 주가 폭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가가 이상급등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유없이 폭락할 때는 회사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불공정 매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주식 불법 리딩방이 활개치기 좋은 여건이 됐다는 것은 거래소의 신인도와 직결돼 있는 만큼, 중국기업들의 나스닥 상장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중이다.
27일 미국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심의위원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8일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65곳, 시가총액 합계는 8480억달러(약 1175조원)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상장 기업은 13곳 늘었지만 시가총액은 한화로 1820억달러(252조원) 가량 줄었다.
중국 기업 시가총액은 2021년과 비교해 50% 이상 줄어들었다. 2021년 11월1일 기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60곳, 시가총액 합계는 1조8500억달러(약 2565조원)이었다. 올해 통계와 비교하면 1390조원 줄어든 수치다.
위원회에 따르면 시총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중국 경제와 기업의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 외에도 중국 국영기업(SOE)의 자진 상장폐지다. 최근 3년간 미국에서는 중국동방항공,남방항공을 비롯해 중국생명보험, 시노펙(중국석화),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 등이 상폐를 결정했다.
지난해 상장한 기업들의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 증시에 상장한 24곳 중 올해 주가가 오른 기업은 7곳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15곳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폭락 문제는 고질적으로 이어져 왔다. 중국 상장사 시가총액이 3년 만에 1390조원 감소하고, 지난해 상장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폭락했다.
이런 현상이 되풀이되자 나스닥은 중국계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심사를 크게 강화하는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스닥은 중국과 홍콩에 본사를 둔 소규모 기업의 IPO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나스닥 IPO를 신청한 중국계 기업 일부가 거래소로부터 상장 전 투자유치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원과 독립성 확보 여부에 초점을 맞춘 질문을 받는 등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IPO 신청기업에 주식 상장 배경, 투자자와 회사 간 관계 등에 관해 묻고, 상장할 주식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서류와 실제 인수 과정에서 자금이 오갔다는 것을 증명하는 은행 서류 제출도 요구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이런 유형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IPO 관련 규정은 있었지만, (실제 시행은) 드물었다"며 이번 조사는 2년 전 상장한 중국계 기업의 주가 변동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미국 증시에 등록된 홍콩 핀테크 기업 AMTD 디지털과 중국 의류업체 아덴텍스그룹 등의 주가는 상장 후 최대 3만2000%까지 급등했다가 단시간에 폭락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AMTD는 고점 대비 99% 넘게 빠졌다.
올해 들어 중국과 홍콩 소규모 기업의 나스닥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장기 침체로 국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미·중 갈등에도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해외 상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점도 중국계 기업들의 나스닥 도전을 부추긴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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