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김준구 웹툰엔터 “우린 웹툰계의 넷플릭스···지적재산권이 무기”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4. 6. 2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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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 풍부한 IP로 성장 목표 달성 할 것
상장 첫날 9.52% 상승 마감
아시아 디즈니 목표에 절반 정도 다다라
웹툰은 ‘원앤온리’ 콘텐츠···세계에 먹힐 것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 뉴욕=김흥록특파원
[서울경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김준구 대표가 광고와 지적재산권(IP) 판매 사업 등을 육성해 본격적인 외형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2400만 명 작가군이 만들어내는 콘텐츠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나스닥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크리에이터(작가) 중심으로 다 많고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풍부한 IP가 나올 수 있도록 개인 창작자에게 문을 열고, 다양성을 힘으로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첫날인 이날 공모가인 21달러보다 2달러(9.52%) 오른 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김 대표는 “네이버 웹툰의 나스닥 상장은 한국에서 시작된 산업을 미국이 글로벌 산업으로 인정하고, 미국 투자자에게 성장성을 평가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20년에 밝혔던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고 한 포부에 대해 “이제 절반을 조금 넘게 왔다”라고 평가했다. 아시아의 디즈니는 그가 웹툰엔터가 100년 영속기업이 되면서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의 글로벌 강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제시한 목표다. 김 대표는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다른 형태의 콘텐츠를 만드는 이른바 IP전환(IP adaptation)이 선순환 구조에 올라섰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결국 얼마나 다양하고 강력한 지적재산권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웹툰은 이미 한국에서 다양한 IP를 확보할 수 있는 작가군을 조성했고, 창작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플랫폼이란 위상을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콘텐츠의 다양성이 IP전환에 있어 웹툰엔터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라고 말했다.

현재 웹툰엔터테인먼트는 해외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장르인 웹툰으로 틱톡 등 숏폼플랫폼, 넷플릭스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웹툰은 다른 콘텐츠 플랫폼과는 다른 독특한 시간대 경쟁력을 지닌다”고 자신했다. 그는 “만약 이용자가 5분의 시간이 있다면 단순히 웃기 위해 숏폼 동영상을 볼 수도 있지만, 5분 내에 스토리를 갖춘 콘텐츠를 즐기려고 한다면 웹툰이 유일한(one and only) 플랫폼”이라며 “그 시간 동안 넷플릭스를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신규 시장에서 (숏폼 처럼) 작은 사이즈면서 스토리텔링 콘텐츠라는 점을 파고 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를 시작하던 2000년 대 중후반 직접 작가들을 찾아가고 참여를 설득하는 등 작가군을 조성에 공을 들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던 ‘비질란테’와 ‘쌉니다, 천리마마트’ 등의 원작자 김규삼 작가를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하도록 직접 설득한 이도 김 대표다. 김 작가는 과거 만화잡지시장에서 떠밀리다시피 나온 뒤 공인중개사를 준비했지만 김 대표가 연락해 설득하면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작가들의 자발적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익을 작가들과 공유하는 운용 방식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작가 육성에 집중하면서 기안84나 ‘마음의 소리’ 조석 작가 등은 작품 안팎에서 그를 '준구 형'이라 부르며 친밀한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작가군에 공을 들이는 웹툰의 성공 공식을 글로벌 성장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이용자수 증가보다 IP의 원천이 되는 생산자들의 참여와 수익 확대에 운영의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사용자수는 장기적으로 걱정하지 않는다”며 “IP전환과 이를 위한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웹툰 업계의 유튜브이자 넷플릭스”라며 “컨텐츠가 상시적으로 생산되는 구조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육성하고 성장해서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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