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의 직설] 남자대회 꼴찌가 여자대회 1등…성전환으로 망가지는 여자육상의 운명은?

손태규 교수 2024. 6.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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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육상 경기 장면(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게티이미지코리아

수영, 역도, 권투, 배구에 이어 육상까지...여자 스포츠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남자대회에 나가면 결선 꼴찌 아니면 예선탈락. 그러나 여자대회에서는 1등을 하고 신기록까지 세운다. 성전환 생물학적 남자 선수들은 이처럼 놀라운 성적을 거둔다. 여자가 되면서 그들은 꿈을 이뤘다. 삶의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함께 뛴 여자선수들에게는 충격이요 절망이다. 선수로 뛸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여자 운동을 남자들이 지배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는 것은 비극이다.” 많은 스포츠인들은 한탄한다. 하지만 성 소수자 포용이라는 흐름을 거스르기 쉽지 않다. 누구 손을 들어주어야 하나?

지난 5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대학 3부 리그 육상대회에서 성전환을 한 생물학적 남자선수가 여자 종목 3관왕이 되었다. 400m 55.07초, 200m 24.14초. 둘 다 남자 경기에서는 꼴찌 기록이나 여자 부문에서는 학교 기록. 200m는 리그 신기록이었다. 400m 이어달리기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나서 여자선수들을 압도했다. 슈라이너는 고교 100m에서 교내 20위 기록을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성전환을 하면서 대학에서는 놀라운 신기록 제조기가 되고 있다.

■“남자가 여자들과 뛰는 것은 부정행위…사기꾼이다”

워싱턴 주에서 역시 성전환 남자 고교 선수 베로니카 가르시아가 여자 400m 경기에서 55.75초로 우승했다. 2등 여자 선수와 1초 차. 약 5m 거리. 같은 대회 남자 1위가 46.23이니 가르시아는 예선은커녕 아예 대회에 참가할 수도 없을 실력으로 여자들과 경쟁해서 우승했다. 비슷한 시기 이웃 오리건 주 등 5개 주의 고교 대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우승을 하지만 생물학적 남자선수들도 괴롭다. 많은 사람들이 “남자이면서 여자들과 뛴 것은 부정행위”라고 비판하기 때문이다. 슈라이너는 소셜미디어에 “"나를 향한 모든 혐오 중에서도 '사기꾼'이 가장 흔히 사용되는 단어”라고 적었다.

가르시아가 메달을 받기 위해 시상대에 올랐을 때 관중들이 다른 여자 선수들에게 보냈던 박수와 환호를 멈췄다. “여자가 아니다"라고 외치는 관중들도 있었다. 가르시아는 “나는 그저 10대일뿐이다. 경쟁했던 여자 선수들이 상을 받을 때 나는 응원했다. 그들의 ‘스포츠 정신’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상처받는 말들을 들었다”고 서운해 했다. 다른 주의 대회 시상식에서도 2위를 한 여자선수들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보다 못한 오리건 주 고교 육상 감독이 “성전환 선수들끼리만 경쟁하도록 해달라”는 청원서를 주 체육 당국과 주 의원에게 보냈다가 바로 해고당했다. 성 평등을 우선시하는 주 정부의 정치이념에 반발했다는 것. 상식을 따른 의견에 대한 대가는 가혹했다. 지난 15일 그는 “생물학적 남자선수들이 우승을 하고도 오히려 야유를 받은 상황이 너무 안쓰러웠다. 그들끼리 시합하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물론 생물학적 남자선수들은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 여러 주들이 스포츠의 기본 정신인 ‘공정한 경쟁’보다는 성소수자 포용이 더 중요하다며 성전환 선수들의 여자 대회 참가를 허용하고 있다. 다양성·형평·포용(Diversity·Equity·Inclusion: DEI)이라는 정치이념을 따른 것. 그래서 성전환 운동선수들이 여자 스포츠를 휩쓸 수 있는 것이다.

워싱턴 주는 성 정체성을 바꾼 생물학적 남자들이 남녀 어떤 부문에든지 원하는 대로 뛸 수 있도록 허용한다. 어떤 제약도 없다. 의학 기준이나 남성 호르몬 수치도 요구하지 않는다.

스포츠의 본질을 무시한 이러한 조치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4월에는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고교 육상부 여학생 5명은 강제로 남학생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항의하며 경기를 거부했다. 지역 교육 당국은 5명의 학생들에게 보복했다. 학교 운동부 참여를 금지했다. 그러나 법원은 학교에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여자 100m 세계기록을 생물학적 남자가 깰지도

인터넷 매체 ‘소년 대 소녀’는 성인 여자와 청소년들의 기록 차이 등을 분석해 대부분의 남자 고교생이 성인 여자들보다 더 빠르고 강함을 보여주었다. 이 매체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가장 빠른 성인여자들을 이긴다면, 성전환을 한 생물학적 남자가 여자들만의 스포츠 시합에 참가하는 것이 공평한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2016년에는 “문제없다”는 응답자가 50% 가량. 그러나 올해 조사에는 25% 미만에 그쳤다. 오히려 60% 이상이 반대했다. 성전환 선수들의 여자대회 참가 허용은 늘고 있으나 여론은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

육상의 꽃이라는 100m 달리기. 남자 세계기록은 자메이카 우사인 볼트의 9.58초. 여자 기록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세워진 미국 그리피스 조이너의 10.49초다. 남녀 차는 0.91.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때 미국 짐 하인스가 9.95로 10초 벽을 처음 깼다. 당시 여자 기록은 11초. 수십 년이 지나도 남녀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인류 특성의 결과다.

어떤 종목이든 남녀를 구별해서 시합을 하는 것은 신체 구조 등의 차이 때문이다. 근육량, 타고난 힘,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 등. 성차별 때문이 아니다. 남녀평등주의자라도 남녀가 함께 뛰어야 공평하다는 주장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그것이 오히려 여성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이념이 ‘남녀 구분’이라는 인간의 본질은 물론 ‘공정한 경쟁’이라는 스포츠의 본질마저 무너트리고 있다.

머지않아 성전환 생물학적 남자 선수가 36년 째 깨지지 않는 100m 여자 달리기 신기록을 세울지 모른다. 역설의 상황이다. 그럴 때 그 선수에게 진정으로 박수를 보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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