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이 반한 '웹툰'...유튜브·넷플릭스 반열 평가"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6.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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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모기업 웹툰엔터테인먼트 27일 뉴욕 나스닥 시장 기업공개(IPO) 성공...특파원 기자간담회

"나스닥 직상장은 한국이 만든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웹툰'을 글로벌 투자자들이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해준 결과입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모집한 자금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2400만명의 크리에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기술에 투자해 투자자들의 평가처럼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나스닥 직상장에 성공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김준구 대표가 27일(현지시간) 상장 성공 직후 특파원단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상장의미와 향후 사업계획 등을 밝혔다. 이날 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웹툰엔터(티커 WBTN)는 첫날 거래에서 공모가 21달러를 9.52% 상회한 23달러에 마감했다.

김준구 대표는 나스닥 상장과 관련해 "20년 전 네이버 내에서 공식적인 팀도 아닌 셀 단위 조직으로 시작한 웹툰이 사업부에서 독립사업체로, 국내 사업에서 일본으로, 이제 북미로 영역을 확장해 나스닥 상장이라는 꿈 같은 과정을 밟게 됐다"며 "미국 투자자들은 웹툰엔터를 한국인이 만든 포멧이지만 글로벌 산업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른바 '아시아의 디즈니'라는 평가를 받은 네이버웹툰에 대해 김 대표는 "사실 프로덕션으로서의 회사 역할도 중하지만 초심처럼 얼마나 강력한 IP(지적재산권)를 더 쌓아갈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시작한 다양한 IP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창작자 지원 모델을 일본에서 확인했고, 이제는 북미에서 그걸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 박준식 뉴욕특파원


김준구 대표는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중요한 IP에 대한 퀄리티 컨트롤에 집중하면서 이 가운데 일부를 선별해 하위 스튜디오 자회사에서 자본을 투입하고 그것을 영화나 다른 매체로 다각화하는 허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석한 김용수 CSO(최고전략책임자)는 "북미에서 플랫폼 허브로서 새로 선별한 IP를 이해하고 컨버팅을 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현재 사업구조는 플랫폼이 80%, 광고가 10%, IP가 10% 수준인데 이 세 가지 분야에서 모두 성장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사업을 영위하면서 초기 10명 이내의 작가로 시작한 크리에이터 숫자가 현재는 전세계 240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이 그려내는 컨텐츠 수는 5500만개 수준이다. 크리에이터 작가군은 최근 매년 100만명씩 늘고 있다. 김준구 대표는 "개인 창작자들의 참여로 다양성을 최대 무기로 같아보이지만 전혀 다른 수많은 리소스를 써서 다양한 IP가 나오도록 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노력하다보면 이른바 디즈니 캐릭터나 넥스트 피카츄와 같은 빅 아이템이 도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오른쪽)와 김용수 CSO(최고전략책임자)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이후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사진 = 박준식 뉴욕특파원


김준구 대표는 상장 과정에서 받아들인 투자자와 관련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웹툰의 가능성과 미래를 높이 사서 앵커 투자자로 참여해주고 우리 사업을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해준 것이 감사하다"며 "상장으로 모집한 자금은 테크 기업이면서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인재영입 부분에 할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수 CSO도 "북미 플랫폼 확장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미진했던 광고 사업부에 투자 등을 확대할 수 있고 이미 영업 현금흐름이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AI 테크 분야 등에서 작가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나스닥 상장 오프닝벨 행사에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및 GIO(글로벌투자총책임자)도 참석했다. 김준구 대표는 사원시절 시작한 네이버웹툰의 상장에 대해 "이해진 GIO에게 아들이 잘 성장해서 독립하게 됐다고 말했다"며 "이해진 GIO가 '수고했고, 고생했다'며 등을 두드려 함께 울컥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시아의 디즈니로 불리는 웹툰엔터에 디즈니의 투자제안이 없었냐는 물음에는 "글로벌 기업으로 인프라를 갖춘 회사가 됐지만 이제 디즈니처럼 백년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북미 사업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제안을 해왔고, 앞으로도 경영권 이외의 거래에서 콘텐츠나 소수지분 협력 제안이 들어온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문을 열어뒀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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