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D-데이' 사흘 전 동양생명 찜한 우리금융, 본입찰 참전하나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김근욱 기자 2024. 6. 28.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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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실사 마친 우리금융 본입찰 가세…보험사 매물 저울질
하나금융 “동양·ABL은 관심 없어”…롯데손보 본입찰 참여 여부 관심
우리금융그룹 제공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본입찰을 사흘 앞둔 지난 25일 동양생명과 ABL생명 최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인수 협의에 나섰다. 롯데손보 본입찰 직전 동양·ABL생명 인수에 나선 우리금융의 복안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의 롯데손보 본입찰 참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손보 예비입찰에 참여한 금융그룹은 우리금융뿐이고, 이미 롯데손보에 대한 실사도 마친 상황이다.

우리금융이 보험사 매물 중 최대어인 동양·ABL생명과 롯데손보를 두고 저울질하면서 보험사 인수가 필요한 하나금융그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동양·ABL생명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롯데손보의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롯데손보 본입찰에 우리금융 외에도 하나금융, 처브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롯데손해보험(000400) 인수 본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우리금융그룹(316140)은 사흘 전인 지난 25일 동양생명과 ABL생명 최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수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27일 공시했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대주주와 인수에 대해 협의 중이며,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매각 조건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롯데손보의 공개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우리금융은 본입찰 참여 여부를 두고 실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의사 결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손보는 지난 2019년 JKL파트너스 인수 이후 인력구조 효율화와 디지털 전환, 자체 설계사 플랫폼 강화, 상품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지난해 말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롯데손보는 올해 1분기 기준 자산규모는 14조8614억 원으로 순이익 409억 원을 기록했고, 전속설계사 수는 4525명으로 전년 동기 2929명 대비 55% 급증했다.

동양생명(082640)의 최대 주주는 지분 42.01%의 다자보험이고, 2대 주주는 다자보험 계열사인 안방그룹으로 지분 33.33%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자보험은 ABL생명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동양·ABL생명은 그동안 꾸준히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 왔다. 중국 다자보험이 국내 보험 시장에서 철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2조4402억 원이고, ABL생명의 자산은 17조5027억 원으로 양사의 총 자산규모는 49조9419억 원이다. 또 지난 1분기 동양생명의 순이익은 885억 원, ABL생명은 78억 원으로 두 회사의 순이익을 합하면 963억 원으로 1000억 원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동양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1622명, ABL생명의 전속설계사는 2077명으로 총 3699명이다. 순이익과 설계사 수에서는 자산규모 5위 사인 농협생명보다 앞선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의 핵심은 역시 가격이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매각가를 2조~3조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가격은 나오지 않았지만, 동양·ABL생명의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055550)는 지난 2018년 자산규모 33조7500억 원 규모의 오렌지라이프를, KB금융지주(105560)는 2020년 자산규모 20조8900억 원 규모의 푸르덴셜생명을 각각 2조3000억 원에 인수했다. 안방보험은 2015년 동양생명을 1조1319억 원에 인수했고, 2016년 ABL생명(당시 알리안츠생명)을 단돈 35억 원에 인수했다.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본입찰 직전 동양·ABL생명 인수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신중하게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인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복안으로 동양·ABL생명 인수 카드를 내놓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손보 예비입찰에 참여한 금융지주는 우리금융뿐이다. 하지만 본입찰에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회사들도 참여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과 함께 하나금융(086790), 처브그룹 등이 본입찰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하나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하나금융은 지난해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 후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롯데손보와 동양생명은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중 최대어로 꼽힌다. 결국, 하나금융도 가격과 조건만 맞는다면 롯데손보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성장성을 기대한다면 생보사보다는 손보사가 더 투자가치가 높다”며 “분명 동양생명은 우량 매물이지만, ABL생명과 패키지로 묶여 판매되면서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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