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억, 아세안을 하나로"…또다른 성공신화 예고한 '이 항공사'
아프리카 첫 취항 동남아 항공사…장거리·대형항공사 영역 진출
(런던=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평범한 항공사'임을 거부하며 동남아 항공 시장의 중심은 물론, 한국 시장까지 확장하려는 남다른 행보를 보이는 항공사가 있다.
얼마 전까지 에어아시아 그룹으로 불렸던 '캐피탈 A' 얘기다. 캐피탈 A는 항공사가 할 수 있는 여객, 화물 서비스를 넘어 종합 디지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해 있다.
◇ 2년 이내에 동남아 연결하는 항공사로 "저는 지금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 시장에 매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세안을 글로벌 허브로 구축하고 싶습니다."
지난 24일 오후(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난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캐피탈 A는 2026년까지 10억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아세안을 연결하는 그룹 항공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캐피탈 A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 부문인 '에어아시아 무브'(구 에어아시아 슈퍼앱)는 항공, 숙박, 교통, 여행 상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여행기업(OTA)로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력 사업 분야는 △금융 사업 빅페이(BigPay) △항공 물류 사업 '텔레포트'(Teleport) △항공 정비 전문 업체 '아시아디지털엔지니어링'(ADE)이다.
이를 바탕으로 2년 내에 동남아 시장에서 △에어아시아 무브를 최고 앱 서비스로 육성 △빅페이 월간 활성 사용자 수 1000만 명 달성 △텔레포트 점유율 10% 차지 △ADE 업계 선두 기업으로 육성 등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 저비용 항공사 넘어 대형 항공사까지 에어아시아는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이다. 우리나라에 LCC 개념이 생소했던 2010년에 취항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취항 전, 당시 단거리 위주의 방대한 노선을 운항하는 동시에 값싼 항공권으로 항공업계에선 '가격 파괴자', '공룡 저비용항공사'로 부르며 경계의 대상이기도 했다. 실제, 에어아시아엔 성공 신화가 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음반사 타임워너 출신의 토니 페르난데스가 빚더미에 앉은 말레이시아 국영 저가항공사를 단돈 1링깃(약 400원)에 인수해 항공기 두 대, 직원 200명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200대 이상의 항공기와 2만 1000명의 직원을 보유한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항공사로 성장했다. 이런 에어아시아가 항공 노선에 변화를 주고 있다. 장거리는 물론 대형항공사(FSC) 영역까지 진출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엔 동남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비행하는 최초의 항공사가 된다. 오는 11월에 '쿠알라룸푸르~나이로비' 노선을 취항한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나이로비 노선에 저비용항공사(LCC)가 될지 아니면 대형항공사(FSC)가 될 수 있다"며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 노선을 취항하며 중앙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와 더불어 페르난데스 회장은 일본~동남아 노선에 대형 항공기 투입 계획도 전했다.
◇ 에어아시아 코리아 재도전? 캐피탈 A에 있어서 한국 시장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익히 알려진 대로 한국 친화적인 '친한파'이다.
2018년 그는 자서전의 번역판 첫 출간 기념회를 열었고 팬심을 가지고 있는 박지성을 에어아시아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2017년에 결혼한 한국인 아내를 두고 있기도 하다.
이에 캐피탈 A는 유독 까다로운 '한국 승객'에 특화한 고객 서비스(CS) 부분을 강화한다.
먼저, 한국어 고객센터는 증설했고 다음 달부터 365일 연중무휴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 고객들의 자주 묻는 질문(FAQ)을 최신 버전으로 선보인다.
3분기 내엔 다양한 취항지를 소개하는 브랜드 캠페인을 기획 중이다.
최근에는 롯데백화점과 함께 명동 페스티벌에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앞으로 식음료(F&B), 유통, 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과 협업 예정이다.
한국 노선 취항 전 에어아시아가 목표로 삼았던 '에어아시아 코리아' 설립은 무산됐지만, 캐피탈 A는 다른 방식의 한국 시장 확장을 예고했다.
당시 에어아시아는 한국에서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를 모아 '에어아시아 코리아' 법인을 세웠으나, 국토부에 국내 항공운송업 면허를 받는 데 실패했다.
현재 캐피탈 A는 단거리 브랜드 에어아시아와 중장거리 브랜드 에어아시아 엑스(X)를 운영 중이다. 에어아시아 브랜드 경우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각국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에어아시아 엑스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있다. 향후 모든 항공사의 브랜드명을 '에어아시아'로 통합한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한국 정부에 부탁의 말을 남겼다. 그는 "서울은 물론, 한국 각 지역에서 관광 수입을 끌어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외국 항공사가 다양하게 노선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균등한 슬롯 배정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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