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방망이 깎는 노인' 심정으로…촘촘 스토리·디테일 장인 정종연 PD의 '미스터리 수사단'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촘촘한 스토리라인 위에 출연진을 등장시키고, 이들이 주어지는 상황을 곧바로 마주할 때 나오는 진짜 리액션을 온전히 끌어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미스터리 수사단'을 연출한 정종연 PD는 '어드벤처 추리 장르' 개척을 위해 방망이 깎는 노인과도 같은 열정을 쏟고 있었다. 심해 속 잠수정에 갇혔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천장에서 쏟아지는 물에 소금을 왕창 타고, 무거운 강철 같은 느낌이 나도록 나무 소재의 출입문을 겹겹이 덧대 무겁게 만드는 것을 고민하는 등 화면을 통해서는 알 수 없는 디테일까지 꼼꼼히 챙긴 노력들이 쌓여 두터운 팬 층을 만들고 지금의 정종연 표 추리 예능이라는 장르를 완성시킨 듯 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정종연 PD는 스포츠조선과 만나 '미스터리 수사단' 촬영 관련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미스터리 수사단'은 두뇌 서바이벌 게임 '데블스 플랜'과 '대탈출' '여고추리반'을 성공시킨 정종연 PD가 선보인 어드벤처 추리 예능. '수사단의 리더' 이용진을 필두로 '브레인' 존박, '수사단 자존감 지킴이' 이은지 그리고 '만능 에이스' 혜리, '든든한 액션맨' 김도훈과 '보부상' 카리나까지 기묘한 사건만을 전담하는 수사단원 6인의 활약과 케미스트리가 다채로운 재미를 더했다.

이번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만 담당하는 특별한 수사단이 출격해 활약을 펼쳤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 속으로 들어가게 된 6인의 미스터리 수사단원이 펼쳐나갈 추리와 미션 해결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제 7의 수사단원이 된 것과 같은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했다는 평이 이어졌다.

이날 자리에서 정종연 PD는 2개의 에피소드, 6회 분량이 의외로 짧아 아쉽다는 평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출연진들 간 케미가 붙으려다 끝난 느낌"이라면서 "몸이 풀리려고 하니까 끝나버리는 것 같지만, 여러 회차의 에피소드를 제작하는 것이 사실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 '짧지만 자주 만나자' 하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시즌 2 방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계속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고는 있다. 확정이 된다면 빠르게 준비해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미스터리 수사단'에서 눈에 띈 것은 거대한 규모와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인 세트장. '악마의 사제'와 '심해 속으로' 에피소드를 위한 세트장 건립에 두 달여의 시간이 걸렸다고.

정종연 PD는 "두번 째 에피소드에서 다량의 물이 쏟아지는 장면이 있는데, 심해 느낌을 더하기 위해 물에 소금을 타 뒀었다. 혹시라도 출연진들이 물 맛을 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러지는 않더라(웃음). 출연진들이 열고 닫는 해치 문도 심해 잠수정에서 열고 닫는 느낌을 주기 위해 미술감독님과 오래 상의하고 일부러 무겁게 만드려 노력했다. 시청자 분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일 수 있지만 출연자들이 한층 몰입하도록 만들어주는 장치들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미스터리 수사단'을 통해 새로운 예능캐로 떠오른 에스파 카리나와 배우 김도훈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정종연 PD는 카리나의 '미스터리 수사단' 합류에 대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예상하던 캐릭터적인 이미지만으로 섭외를 진행했는데 소녀소녀한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와일드한 면들이 많았다"면서 "털털한 면도 있고 해서, 같이 일을 하는 입장에서 일을 잘 하는 친구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도훈에 대해서는 "(김태호 PD와) 인터뷰가 있다고 하길래 지켜봤다. 전부터 미팅을 해 보고 싶었는데 '잘 됐다' 싶더라. 상황에 몰입을 잘 하고 열정적으로 임해서 흡족했다"고 말했다.

정종연 표 추리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브랜딩화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종연 PD는 "(추리 예능이) 보통의 사람들이 실제 같은 상황 속에서 고민하고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생을 더 하더라도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은, 기존에 볼 수 없던 나만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의의가 있고, 당분간은 그런 길을 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