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농사 기계로 ‘척척’… 농가 경영비 부담 ‘뚝’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안용성 2024. 6.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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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농업의 기계화 전환이 속속 이뤄지면서 이처럼 농가 경영비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마늘·양파 기계화 지원이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와 농촌 인력수급 안정화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만큼 향후 정부의 기계화 우수지역 육성 확대에 농업인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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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밭농업 기계화 지원사업 효과
수확철마다 인력 구하기 ‘하늘 별따기’
20명 필요 작업, 농기계 1∼2대로 거뜬
1ha당 마늘 775만원·양파 687만원 절감
기계화 우수지역 2025년 27곳으로 확대
농기계 정보가이드 작성·제공 추진도
# 귀농 8년차인 손영철씨는 경남 창녕군에서 1만3000평에 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힘들다는 밭농사를 짓고 있지만, 손씨는 기계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인력으로 하면 6000만원이 소요됐지만, 기계 재배 시 1165만원이 들어간다”며 “경영비가 80% 가까이 절감됐다“고 말했다.
 
경남 함양군에서 25년째 양파 농사를 짓고 있는 이홍주씨도 마찬가지다. 수확철마다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는데, 최근 기계화 재배를 하면서 이 같은 고민은 사라졌다고 한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 부회장을 맡은 이씨는 “20명이 필요한 작업도 농기계 1∼2대로 거뜬하다”며 “1만5000평 재배에 인력으론 5770만원이 드는데, 지난해 기계화로 1290만원밖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늘 굴취 작업.
밭농업의 기계화 전환이 속속 이뤄지면서 이처럼 농가 경영비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농번기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의 농기계 집중지원 사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농번기에 일시 인력 수요가 집중되고 인건비 부담이 큰 마늘·양파 주산지를 대상으로 기계화 우수지역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2년 마늘·양파 주산지인 전남 무안군, 함양, 창녕, 경북 영천시를 대상으로 시작됐으며, 지난해에 전남 신안군과 함평군이 새로 추가돼 모두 6개 지역으로 늘었다. 올해에는 농업인 지원 요구가 빗발쳐 15개 지역(마늘: 경북 의성군·충남 서산시·전남 해남군·경남 남해군·제주 서귀포시, 양파: 전남 고흥군·경북 김천시·고령군·경남 합천군)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 우수지역 육성 사업은 벼농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밭농사 기계화율의 제고를 위해 추진됐다.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 우리나라 밭농업 기계화율은 1996년 40%에서 2010년 50.1%, 2016년 58.3%, 2022년 63.3%까지 상승했다. 이에 비해 논농업은 1986년 41.4%, 1996년 84.7%, 2022년 99.3%까지 꾸준히 올라간 상태다.

정부는 밭농업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마늘과 양파 관련 파종기·정식(모종을 심는 일)기·줄기 절단기·수확기 등 농기계 구입 비용과 각종 홍보·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는 임대사업소를 통해 구입한 농기계를 작목반 등에 실제 가격의 5% 수준으로 장기 임대한다. 올해 예산 82억원이 투입됐으며, 지자체 1곳당 대략 5억5000만원이 지원됐다.
기계화 지원을 받은 농가는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농진청에서 지난해 기계화 우수지역 육성사업에 참여한 농가 20곳을 대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분석한 결과 1㏊ 재배 시 마늘 775만원, 양파 687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늘을 사람 손으로 농작업을 하면 1㏊당 1054만원, 기계로는 279만원이 각각 들었다. 양파는 인력으로 지배 시 1㏊당 899만원이 드는 데 비해 기계 작업 시 212만원이 들어갔다.

노동시간도 대폭 감소했다. 마늘은 1㏊당 인력 재배 시 517시간이 소요되는 데 비해 기계화로는 124시간으로 단축됐다. 76%(394시간) 절약된 셈이다. 양파도 452시간에서 82시간으로, 82%(370시간) 줄어들었다.
양파 굴취
정부는 농산물 유통단계에서도 생산단계 기계화 견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간 손으로 양파 20㎏짜리 망의 줄을 잡아 채워 넣은 뒤 농산물도매시장으로 출하했는데, 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서울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 입고되는 제품은 기계로 대신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유통방식 개선을 올해 말까지 전국 32곳으로 확대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농업인 만족도가 높고 기계화가 빠르게 확선되는 점을 감안해 우수지역 육성사업을 내년 전국 27개 주산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마늘·양파 재배에 이용되는 다양한 농기계 정보를 현장 농업인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종별 생산업체명, 모델명, 금액 등이 포함된 ‘농기계 정보 가이드’를 작성해 농업인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마늘·양파 기계화 지원이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와 농촌 인력수급 안정화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만큼 향후 정부의 기계화 우수지역 육성 확대에 농업인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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