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쏟아졌던 지난해 수상자들, 올시즌은 어떤 모습일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지난해 수상자들은 어떤 시즌을 보내고 있을까.
2024시즌 메이저리그는 이제 반환점을 돌고 있다. 모든 구단이 80경기 정도를 소화하며 시즌을 절반 정도 치렀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도 채 3주가 남지 않았다. 여름 이적 시장의 개장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단들은 여름의 '입장'을 정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아직 시즌의 반이 남아있는 만큼 달라질 가능성은 분명 있지만 슬슬 팀 성적표와 개인 성적표도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시기다. 현재 시점까지 크게 뒤쳐진 팀이 갑자기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가 되는 일도, 지금까지 부진한 선수가 수상 후보가 되는 일도 일어나기 쉽지 않다.
양 리그 MVP, 사이영상, 신인상 6명 중 무려 5명이 '만장일치' 수상에 성공한 지난해 수상자들의 올시즌 성적도 이제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압도적이었던 수상자들은 과연 올시즌 어떤 성적을 쓰고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지난해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6명의 수상자 중 올해도 수상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현 시점에서 2명 뿐이다.
가장 뛰어난 성적을 쓰고 있는 선수는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LAD)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에서 통산 2번째 만장일치 MVP를 차지한 뒤 FA가 된 오타니는 다저스와 무려 6억8,000만 달러를 '디퍼(추후지급)'하는 조항을 포함한 역대 프로스포츠 단일 계약 최대규모인 10년 7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비록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여파로 올시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타석에서 완벽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오타니는 6월 27일(한국시간)까지 지명타자로 79경기에 출전해 .322/.402/.643 25홈런 61타점 16도루를 기록했다. OPS 1.045는 내셔널리그 1위이자 메이저리그 전체 2위(1위 애런 저지)의 기록. 타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 타점 3위인 오타니는 '트리플 크라운'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1960년대 프랭크 로빈슨 이후 처음이자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양대리그 MVP를 모두 수상하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또 한 명의 선수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신인왕이었던 거너 헨더슨(BAL)이다. 2022년 데뷔해 지난해 루키 시즌을 치른 2001년생 내야수 헨더슨은 지난해 150경기에서 .255/.325/.489 28홈런 82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MVP 투표에서도 8위에 올랐다.
지난해 3루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헨더슨은 올해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79경기에 출전해 .288/.387/.618 26홈런 57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홈런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 헨더슨은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1.00 이상의 OPS를 기록 중인 4명의 선수 중 하나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 중 하나. 하지만 MVP 수상은 현 시점에서는 쉽지 않다. 홈런, 타점, OPS 1위인 저지가 너무 강력하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 신인왕 수상자가 모두 올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사이영상 수상자였던 게릿 콜(NYY)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6월에야 빅리그로 복귀했다. 복귀 후에도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33경기 209이닝, 15승 4패, 평균자책점 2.63, 222탈삼진을 기록한 퍼포먼스를 다시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40홈런 70도루라는 사상 초유의 대기록을 쓰며 내셔널리그 만장일치 MVP를 차지했던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ATL)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5월 말 주루플레이 도중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고 수술대에 올라 시즌아웃됐다. 지난해 159경기에서 .337/.416/.596 41홈런 106타점 73도루를 기록했던 아쿠나는 올시즌에는 부상 전까지 49경기에서 .250/.351/.365 4홈런 15타점 16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내셔널리그 만장일치 신인왕 수상자였던 코빈 캐롤(ARI)도 심각한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다. 물론 2022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신인 자격을 유지한 캐롤인 만큼 정확히는 올해가 데뷔 3년차지만 캐롤은 지난해의 강력함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캐롤은 155경기에서 .285/.362/.506 25홈런 76타점 54도루를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25홈런 50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신인이 됐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78경기에서 .216/.306/.315 2홈런 23타점 14도루에 그치며 모든 면에서 성적이 하락했을 뿐 아니라 리그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수상자 중 유일하게 만장일치 표를 얻지 못했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SF)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시즌에도 32경기 180이닝,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 234탈삼진을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인 99볼넷을 허용하며 불안요소가 컸던 스넬은 시즌 종료 후 FA가 됐지만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함께 시장 평가에 비해 지나친 계약을 요구하다가 새 팀을 찾는 것이 매우 늦어졌다. 3월 중순에야 샌프란시스코와 1+1년 계약을 맺은 스넬은 시즌을 늦게 시작한 것도 모자라 6경기 23.2이닝, 3패, 평균자책점 9.51의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연속으로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과연 지난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선수들이 올시즌을 어떤 모습으로 마칠지 남은 후반기 흐름이 주목된다.(자료사진=위부터 오타니 쇼헤이, 거너 헨더슨)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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