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터뷰] 정동욱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장 "리스크 관리·외형 성장이 미션"

싱가포르=염윤경 기자 2024. 6. 28. 05: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新 아시아 금융허브 '싱가포르' 가다] 금융·무역 중심지 '싱가포르'서 아시아 지역허브로 도약
[편집자주] 아시아의 '네번째 용' 싱가포르에 글로벌 자금이 몰린다. 싱가포르개발청(EDB)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싱가포르의 고정자산투자는 225억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 10년 내 최고 수준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경쟁력 1순위 국가로 싱가포르를 꼽았다. 싱가포르가 홍콩 사태 이후 아시아 투자 요충지로 떠올랐고 최근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중 무역갈등 속 반도체 공급망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다. 머니S는 동남아시아 기업금융(IB)의 거점지 싱가포르에서 K금융의 위상을 높이는 주역들을 만났다. 글로벌 IB 국가로 자리매김한 싱가포르의 현주소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짚어본다.

정동욱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장은 지난 2022년 싱가포르 지점 설립의 중책을 맡았다. 사진은 정동욱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장. /사진=염윤경 기자
"아시아 금융 허브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 기대됩니다."

지난 13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난 정동욱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장은 싱가포르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KB국민은행은 2022년 1월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정 지점장은 싱가포르 지점 설립 중책을 맡은 인물이다. 싱가포르에 진출하기 전 중국 베이징 법인에서 2년, 상하이 법인에서 2년 동안 근무하며 해외 경험을 쌓았다.

중국과 다른 싱가포르의 특징에 대해 묻자 정 지점장은 "중국에도 여러 글로벌 은행들이 진출해 있지만 싱가포르는 그보다 더 많은 글로벌 은행들이 진출해 있다"며 " 양질의 금융 관련 인력 풀이 존재하며 여러 글로벌 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2년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 자산건전성 '안정적'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동남아 지역 허브 역할 수행이라는 중장기적 전략 아래 설립됐다. 이에 전통적인 CB(기업금융)뿐 아니라 IB(투자은행)와 CM(보험상품), 아시아심사센터, 글로벌 핀테크 랩 등 다양한 조직이 함께 진출한 것이 특징이다.

정 지점장은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특징에 대해 "여러 조직들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타 은행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 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 가능한 점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무역·금융 중심지 싱가포르에서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과 로컬 기업에게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 국가 내 위치한 KB계열사 지점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 업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개점 2년 차인 새내기 은행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기준으로 BEP(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출자산은 약 7억달러 수준으로 지난 2021년 말 대출자산 약 4억불의 대출자산을 달성한 것 대비 3억불 증가했다. 자산건전성 또한 한국계 대기업 등 우량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며 연체율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

정 지점장은 "기업금융 비즈니스만 영위하고 있는 싱가포르 지점은 현재 비이자를 중심으로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자산 성장을 통해 균형 잡힌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사와 협력해 굵직한 글로벌 딜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신용보강자로 진행한 한국계 기업이 발행하는 글로벌 사채 발행을 주선 및 참여했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정 지점장은 "본국 대기업 담당 RM(기업금융전담역)과 IB(투자은행) 고객그룹 직원 그리고 싱가포르지점 인력의 원활한 협력체계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지점장 "성장 비결은 현지화와 리스크 관리"


사진은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 내부. /사진=염윤경 기자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짧은 기간 동안 이만큼 성장할 수 이유에 대해 정 지점장은 '현지화'와 '리스크관리'를 꼽았다. 정 지점장은 "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주재원 중심의 인력 구조를 현지 인력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에는 총 6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이 중 42명이 현지 직원이다. 올해 현지 직원 채용을 더 늘릴 계획이다.

정 지점장은 "글로벌 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현지 직원들을 계속 채용하고 있다"며 "해당 직원들이 보유한 다양한 금융 노하우를 지점에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기업과 협력도 늘려가고 있다. 정 지점장은 "현재는 개점 초기 단계에는 대부분 한국계 고객을 중심으로 딜을 진행하였으나 올해 초 채용된 현지 RM 및 심사역 등 현지 인력을 바탕으로 로컬 기업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지점장은 전 산업군에서 아웃소싱이 일반화 되어있는 싱가포르의 특징을 언급하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지점장은 "싱가포르는 산업이 고도화되며 아웃소싱이 일반화되어 있다"며 "아웃소싱은 통제 관리가 힘들기 때문에 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규제 당국의 요구사항들이 제대로 시스템에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지점장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라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동남아 지역 허브로 발돋움 "KB계열사와 협업"


향후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목표에 대해 묻자 정 지점장은 "다양한 글로벌 은행들이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에서 KB국민은행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KB국민은행의 국외 점포 중 하나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시장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실질적인 지역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KB금융지주의 계열사들과 그 외 국외 KB계열 지점들과 협력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지점장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구축하고 있는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의 협업 관계를 해외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며 "홍콩과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 지점과도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지점이 동남아 지역 허브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 지점장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 지점장은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은 "리스크 관리, 외형 성장, 실적 개선"이라며 "싱가포르 지점이 향후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갖추는 것을 목표료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염윤경 기자 yunky23@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