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한다던 전기안전관리 실태조사 '유명무실'…1년새 504→31곳 급감

여동준 기자 2024. 6. 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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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전기안전관리업무 실태조사 대상이 지난해 대폭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안전관리업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실태조사가 있다. 지난 2022년에는 UPS와 전기울타리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동파방지 열선(정온전선) 분야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며 "다른 조사도 병행한 만큼 지난해 조사 대상을 축소했다고 실태 파악이 제대로 안 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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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매년 전기안전관리업무 실태조사
지난해 31곳 중 태양광 사업장만 23곳 쏠림
"이전 발표로 개선"…정작 적발률은 증가세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여동준 이승주 기자 = 정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전기안전관리업무 실태조사 대상이 지난해 대폭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마저도 4곳 중 3곳이 태양광발전설비 사업장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기안전 관리 업무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실태조사를 강화하기로 했지만 실상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해 6월부터 약 1개월 동안 화재발생 빈도와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은 취약시설 31개소에 대한 전기안전관리업무 실태조사에 나섰다.

전기안전관리업무 실태조사는 지난 2021년 4월 시행된 전기안전관리법 29조에 근거해 매년 실시된다. 산업부는 전기안전관리법 시행 첫해인 2021년 334곳, 이듬해인 2022년 504곳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안전관리업무 운영 실태를 지속 점검하겠다는 발표가 무색하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에 불과한 31곳에 대해서만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옥천=뉴시스] 안성수 기자 = 13일 한국전기안전공사 사고 조사팀이 충북 옥천군 에서 사고 원인 조사를 하고 있다. 2022.07.13. hugahn@newsis.com


그마저도 조사 대상 31곳 중 75%에 달하는 23곳은 태양광발전설비 사업장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는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민원이 제기된 곳이거나 전기안전관리 대행업체 등이었다.

지난해 실태조사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이전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개선이 많이 됐다"며 "태양광 사업 관련 비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태양광 위주로 확인하고,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제보 받은 사업장 위주로 조사를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운영 실태가 미흡하거나 문제가 있어 적발된 사업장은 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실태조사 대상 사업장 334곳 중 174곳(52.1%)에서 경미한 안전관리 미흡 사례가 확인됐고, 26곳(7.8%)에서 중대한 위법 사항이 발견됐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경미한 안전관리 미흡 사례와 중대한 위법사항이 발견된 경우 모두 증가했다. 대상 사업장 504곳 중 271곳(53.8%)에서 경미한 안전관리 미흡 사례가, 49곳(9.7%)에서는 중대한 위법 사항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조사 규모가 대폭 줄어든 지난해 실태조사에서는 31곳 중 5곳이 미흡, 17곳이 부적정 판정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통인시장을 방문해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와 점포 전기설비 안전전검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태양광발전설비 사업장 23곳 중 13곳이 전기안전관리자 미선임·사업장 상시근무 위반·직무고시 불이행 등 부적정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전기관리업무가 부실하게 이뤄진 사례가 꾸준히 확인되고, 전기 관련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실태조사가 대폭 축소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 해 중요한 사고나 이슈가 생기면 그 분야에 예산을 투입하다 상대적으로 당장 시급하지 않은 안전이나 실태조사 등에 예산과 시간 등을 줄이는 때가 있다"며 "사고 사후 처리 만큼 사전에 조사를 통해 안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조사 표본을 크게 줄이고 일부 업종 위주로 조사하면 대표성을 가져갈 수 없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조사 대상 기업의 불만이나 비용 부담 등의 이유라면, 올해는 큰 기업, 이듬해는 작은 기업 등으로 조사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안전관리업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실태조사가 있다. 지난 2022년에는 UPS와 전기울타리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동파방지 열선(정온전선) 분야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며 "다른 조사도 병행한 만큼 지난해 조사 대상을 축소했다고 실태 파악이 제대로 안 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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