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G 만에 100안타' 절정에 달한 미친 타격감…'MVP+홈런왕 유력' 오타니가 日 전설 밖에 못했던 기록에 도전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야구천재'가 타자에만 전념했을 때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시즌이 아닐 수 없다. 오타니 쇼헤이가 '전설'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일본인 메이저리거 두 번째로 200안타에 도전한다.
오타니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투구를 하던 중 오른쪽 팔꿈치를 잡았던 오타니. 이후 수술을 받게 되면서 2024시즌에는 마운드에 설 수 없게 됐을 때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앞두고 있던 오타니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늘어놓았다. 그 과정에서는 '단기계약'에 대한 가능성도 흘러나왔다. 오타니가 건강을 되찾고 능력을 증명한 뒤 대박 계약을 노릴 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오타니를 향한 관심과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오타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위해 캐나다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오타니는 다저스로부터 무려 10년 7억 달러(약 9699억원)이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제안 받았고, '친정' LA 에인절스의 지역 라이벌인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타석'에만 전념하고 있는 오타니의 올 시즌 활약은 기상천외 한 수준이다.
오타니의 올 시즌 스타트는 썩 좋지 않았다. 3월 20일 서울시리즈를 시작으로 개막 이후 8경기 연속 홈런을 생산하지 못하며 허덕였다. 하지만 첫 홈런을 생산하면서 조금씩 감을 찾기 시작하더니, 4월 한 달 동안 37안타 7홈런 17타점 21득점 타율 0.352 OPS 1.106로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그리고 5월에도 29안타 7홈런 19타점 29득점 8도루 타율 0.312 OPS 0.976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는데, 6월 일정이 시작된 이후부터 다시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6월 초 7경기에서 오타니는 홈런 1개를 제외하면 단 한 개의 장타도 생산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진한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오타니는 지난 12~1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대결에서 연이틀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감을 회복, 17일 캔자스시티 로얄스전에서는 올 시즌 두 번째 멀티홈런까지 폭발시키며 폭주했다. 그리고 무키 베츠의 왼손 골절로 인해 '리드오프' 역할을 맡게 된 후 일주일 동안 24타수 11안타 11타점 타율 0.458 OPS 1.605로 펄펄 날아오르며 올 시즌 두 번째 '이주의 선수'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전날(26일)에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느린 타구속도 93.8마일(약 151km)짜리 홈런을 터뜨렸고, 이는 9경기 연속 타점으로 다저스 구단 타이 기록으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오타니는 27일 경기에서 마침내 구단 '신기록'을 작성했다. 전날(26일)도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폭발시켰던 오타니는 이날도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화이트삭스 선발이자 'KBO MVP' 에릭 페디를 상대로 6구째 90.9마일(약 146.3km)의 커터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오타니가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무려 113.9마일(약 183.3km)의 속도로 뻗더니, 비거리 437피트(약 133.2m)의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25호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오타니는 10경기 연속 타점으로 다저스 구단 최초의 기록을 작성했다.
활약은 첫 타석에 그치지 않았다. 오타니는 3회초 무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는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고, 프레디 프리먼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득점에도 기여했다. 이어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7회 2사 1루의 정규이닝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한번 볼넷을 수확하며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오타니는 10경기 연속 타점과 함께 4시즌 연속 100안타를 기록하게 됐는데,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6월 일정이 끝나기도 전에 100안타를 뽑아낸 것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뒤 가장 빨랐다. 빅리그 입성 후 가장 많은 160안타를 생산했던 2022시즌에도 106경기(8월 7일), 지난해 151안타를 터뜨렸을 때도 88경기(7월 7일)였는데, 올해는 단 79경기 만에 100안타의 고지를 밟았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오타니는 시즌 200안타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페이스다. 27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오타니의 안타는 197.5개 페이스. '스포츠 호치'는 200안타 가능성을 주목했다. 매체는 "일본인 메이저리거로 200안타를 달성한 것은 스즈키 이치로(10회) 뿐이다. 이치로 외에 가장 많은 안타를 친 것은 2005년 마쓰이 히데키(前 뉴욕 양키스)의 192안타"라며 "오타니도 첫 200안타가 보인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력한 'MVP' 후보였던 베츠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최근 10경기에서 8개의 홈런포를 작렬시키는 등 무시무시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오타니가 홈런왕은 물론 MVP에 이어 일본인 메이저리거 역대 두 번째 200안타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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