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한국→중동 지구 반바퀴' 지옥의 일정이 시작된다 [초점]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가기 위해 통과해야하는 아시아 3차예선의 조편성이 완료됐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수월해 보이는 팀들과 편성됐지만 모두 중동에 몰려있다는 점에서 유럽파 선수들이 유럽에서 한국, 그리고 중동을 갔다가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야하는 지옥의 일정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진행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 추첨 결과 한국은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함께 B조로 묶였다.

조 2위까지는 월드컵 본선에, 3,4위는 4차예선에서 본선 티켓을 놓고 싸운다.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카타르 등 강팀은 물론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까다로운 팀도 없고 중국, 북한 등 거칠고 부담스러운 팀도 없기에 '꿀조'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중동 원정을 계속해서 다녀야한다는 점에서 일정이 부담스럽다. 특히 당장 9월부터 시작하는 일정에서 팔레스타인과 홈경기를 가진 후 곧바로 오만 원정을 가야한다. 10월에는 요르단 원정을 갔다가 이라크와의 홈경기를 위해 다시 와야한다. 내년 6월에도 이라크와 원정경기를 가진 후 쿠웨이트와 홈경기를 위해 곧바로 들어와야한다.

특히 유럽파 입장에서는 거리가 매우 부담스럽다. 예를 들어 9월부터 당장 영국 런던을 연고로 하는 토트넘 훗스퍼 소속의 손흥민을 기준으로 보면 영국 런던에서 팔레스타인과 홈경기를 위해 서울로 오면 약 8800km를 날아와야한다. 그리고 경기를 가지고 곧바로 오만 원정을 가야하는데 서울에서 오만은 약 6600km 거리. 이 경기를 치르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는데는 약 5800km를 가야한다.

9월 A매치를 위해 무려 약 2만1200km의 비행거리를 이동해야하는 손흥민. 지구 한바퀴를 약 4만여km로 보는데 손흥민은 A매치 2연전을 위해 지구 반바퀴를 돌아야하는 셈이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들 대부분 마찬가지다.

이걸 3번이나 반복해야하는 일정은 분명 유럽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물론 상대도 한국 원정이 부담스럽겠지만 한번씩 있는 한국 원정을 제외하곤 다 거리가 멀지 않은 중동에서 경기를 한다. 반면 한국은 10경기 중 5경기를 원정으로 중동에 가야하기에 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일정

1차전 : 2024년 9월 5일 vs 팔레스타인 / 홈
2차전 : 2024년 9월 10일 vs 오만 / 어웨이
3차전 : 2024년 10월 10일 vs 요르단 / 어웨이
4차전 : 2024년 10월 15일 vs 이라크 / 홈
5차전 : 2024년 11월 14일 vs 쿠웨이트 / 어웨이
6차전 : 2024년 11월 19일 vs 팔레스타인 / 어웨이
7차전 : 2025년 3월 20일 vs 오만 / 홈
8차전 : 2025년 3월 25일 vs 요르단 / 홈
9차전 : 2025년 6월 5일 vs 이라크 / 어웨이
10차전 : 2025년 6월 10일 vs 쿠웨이트 / 홈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