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손잡은 폭스바겐… 완성차 업계, 소프트웨어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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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 시장 선점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선 자동차를 구매할 때 차량 내 경험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소비자의 니즈 증대에 발맞춰 SDV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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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도 내년까지 전체 차종 SDV 전환 계획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 주가는 전날보다 23.24% 급등한 14.74달러(한화 약 2만5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6.5달러까지 뛰어오르며 올 2월20일 이후 4개월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 그룹이 최대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결과다.
폭스바겐은 그동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 카리아드(CARIAD)를 설립했지만 예산 초과와 목표 미달성을 이유로 여러 번 수장이 교체되는 진통을 겪었다. 2030년까지 북미에서 25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함에 따라 투자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SDV는 스마트폰처럼 전용 운영체제(OS) 앱을 다운 받아 각종 기능을 추가하고 문제를 무선업데이트(OTA)를 통해 개선하는 자동차다. 자동차가 달리는 고철 덩어리에서 움직이는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셈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제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구독 경제를 통한 추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SDV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존에 판매한 차량이 SDV라면 소프트웨어를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어플리케이션(앱)을 팔거나 기존에 구매한 앱을 구독 방식으로 서비스함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글로벌 차량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2020년 169억달러에서 2025년 370억달러(16.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바겐을 포함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SDV 전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업계 선두를 달리는 회사는 단연 테슬라다. 2012년 출시한 모델 S에 업계 최초로 무선소프트웨어업데이트(Over The Air·OTA)를 적용한 데 이어 지난 10여년 간 자체 OS(운영체제) 개발은 물론 다양한 기능의 차량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 차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22년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42dot)을 인수, SDV 전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6426억원, 4283억원 규모의 포티투닷 유상증자에 2025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SDV 기술 개발과 글로벌 인재 확보 등에 주력해 2026년 출시 차량부터 SDV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요타는 2025년 활용을 목표로 차량용 소프트웨어 '아린'을 독자 개발 중이다. BMW는 '노이어 클라세'라는 이름으로 디지털화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2월 자체 OS플랫폼(MB OS)를 공개, 내년도 신차부터 탑재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계에선 자동차를 구매할 때 차량 내 경험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소비자의 니즈 증대에 발맞춰 SDV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나래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차량은 이동수단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생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드웨어 중심의 기술을 개발해온 완성차 업계에선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업체와의 협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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