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스피, 'AI'만 붙이면 날았다…삼성전자 빼고

김인경 2024. 6. 2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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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급증 기대에 삼화전기, 357.52% 상승세
엔비디아 밸류체인 강세에 SK하이닉스 '활짝'
삼성전자, 3.95% 오르는데 그쳐…코스피보다 못해
"HBM 인증 가시화할 하반기 돌풍"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2024년 상반기 코스피가 2650선에서 2780선까지 뛰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급등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위인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한 반도체주와 전력주의 오름세를 부추겼다. 다만 코스피 평균만도 못한 AI주도 있다. 바로 시가총액 1위이자 코스피의 대들보 삼성전자(005930)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삼화전기, 고공행진…AI 기대에 전력주는 날았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2일~6월27일)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코스피 상장사는 삼화전기(009470)(357.52%)다. 올해 초만 해도 1만7420원에 거래되던 삼화전기는 이날 7만97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주가가 무려 4배 급등세를 탔다.

삼화전기(009470)는 AI가 확산하며 데이터센터 등 전력망 구축을 위한 전력 수요가 높아지자 주목을 받은 종목이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변압기 사이클과 더불어 전선 섹터로 호황기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노후화 변압기 또는 신규변압기가 설치될 경우 변압을 낮춘 전력을 송전하기 위해 케이블이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화전기(009470) 외에도 HD현대일렉트릭(267260)과 대원전선(006340), 가온전선(000500)이 각각 288.08%, 275.97%, 158.02% 상승하며 올 상반기 코스피를 주도했다.

디아이(003160)의 상승률도 눈에 띈다. 디아이(003160)는 6300원으로 올해 시장을 시작해 2만765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무려 338.89% 올랐다. 디아이는 반도체 검사장비 및 초정밀 시험장비 제조업체로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웨이퍼 번인 테스트를 개발해 국내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디아이가 개발한 HBM용 웨이퍼번인 테스터는 SK하이닉스로 공급돼 최종적으로 엔비디아를 향한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서는 SK하이닉스(000660)가 눈에 띈다. 지난해만 해도 7조7303억원의 적자를 시현하며 시가총액 3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던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67.14% 오르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자존심을 단단히 지켰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만큼, AI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주도했던 글로벌 AI 랠리가 하반기에도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며 “개인화된 AI 하드웨어 기기 관련 종목들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디바이스 AI’가 주가 상승세를 이끌 새로운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코스피만도 못 올랐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률 상위종목은 AI 관련주가 자리하는 가운데 유독 상승세를 보이지 못한 종목에 눈길이 쏠린다. 주인공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300원(0.37%) 오른 8만1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7일 연속 8만원대를 다지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엔 3.95% 오르는데 그치며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4.85%)에도 못 미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하반기 주인공은 삼성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사자’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HBM 인증이 완료될 경우, 상승세를 탈 것이란 이유에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없이 HBM의 충분한 공급은 불가능하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인증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전통 메모리 반도체 영역인 디램(DRAM)과 낸드(NAND)의 침체기도 끝이 나며 공급 심화가 나타나고 있어 실적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수급을 감안하면 급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삼성전자를 사들인 소액주주가 워낙 많아, 삼성전자의 주가는 삼성전자가 좋은 기업이냐 아니냐와 별개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8만원대를 다지며 차익매물이 쏟아졌지만 추가 상승이 이어지면 또 8만5000원대의 매물 저항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K-푸드의 돌풍 속에 삼양식품(003230)과 사조대림(003960)이 상반기 206.48%, 136.74%씩 올랐다. 중국 시장을 향하던 화장품주들이 미국시장에서도 선방하며 토니모리(214420)와 한국화장품제조(003350)도 188.42%, 144.4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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